2001년 터키에 10억 달러 계약 등 방산수출 첨병

K-9 자주포는 우리 군의 핵심 지상화력이자 '명품 무기'로 알려졌다. 2001년 터키에 10억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이 성사되는 등 방산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다. 현재는 호주의 자주포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독일과 경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강원 철원 군부대 사격훈련장에서 지난 18일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원인불명의 폭발사고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졌다.

군 당국은 숨진 안전 통제관 이모(27) 중사와 1번 포수 정모(22) 일병의 빈소를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했다.

영결식은 21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군단장장(葬)으로 실시된다.

우리 군의 핵심 지상화력이자 '명품 무기'로 알려진 K-9 자주포 내부에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주포란 차량에 탑재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포를 말한다.

K-9 자주포는 북한보다 열세인 포병 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1989년부터 10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돼 2000년부터 전력화됐다.

K-9 자주포는 대당 가격이 37억여원으로, 2001년 터키에 10억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이 성사되는 등 방산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다. 현재는 호주의 자주포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독일과 경쟁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K-9 자주포가 미국이 보유한 M109A6 팔라딘이나 영국의 AS90에 비해 현저히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PzH200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이라고 평가 하고 있다.

K-9은 52구경장(약 8m)의 155mm 포신을 채용해 사정거리가 40km 이상이다.

최대 3분간은 분당 6발의 사격이 가능하다. 자동장전시스템과 자동포신이동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치확인장치, 자동 사격통제장치, 포·포탑 구동장치 및 통신장치 탑재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계산한 사격제원 또는 사격지휘소로부터 접수된 사격제원에 따라 포를 자동으로 발사할 수 있다.

살상 반경이 '가로 50mⅩ세로 50m'에 달하는 K-9 자주포는 현재 500여문 이상이 실전 배치됐다.

방사청은 내년부터 창정비 계획과 연계해 K-9 자주포 성능을 개량할 계획이다.

K-9은 포 반장, 사수와 부사수, 1번 포수, 조종수 등 5명이 탑승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숨진 이 중사 등 안전 통제관 2명이 추가로 탑승했다.

지금까지 흘러나온 부상 장병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포신 뒷부분에 탄약과 장약을 삽입하는 폐쇄기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아선지 연기가 새 나오더니 이내 포탄 발사와 폭발로 이어졌다.

포탄 1발당 장약 3개를 사용해 쐈는데, 최근 북한 상황을 고려해선지 이번 훈련에는 포탄이 더 멀리 날아가게 하려고 장약 5개를 넣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현재 군 당국은 장비 결함, 장약 불량, 탄약 관리 부주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사고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19일 언론에 배포한 메시지를 통해 "신성한 군 복무의 가치와 장병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육군이 진행하고 있는 사고 원인 조사와 부상장병 치료 등 사후조치에 최선을 다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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