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에서 평양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상업은행을 운영하며 금융수입을 창출하는 사실이 북한학술잡지를 통해 확인돼 눈길을 끈다.

특히 북한의 상업은행들은 상대적이지만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는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김일성종합대학 학보 2017년 2호(6월 10일 발행)에 실린 '현금계획은 발권과 통화조절의 기초'라는 제목의 논문은 "지방, 지역의 상업은행들이 현금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어야 전국적인 범위에서의 현금 수입과 지출을 맞출 수 있고 발권과 통화조절 과제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다"라며 지방 상업은행들의 역할과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늘 상업은행은 독립채산제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자체의 수입으로 지출을 맞추면서 현금 거래 사업을 조직하고 있다"라며 상업은행이 자율성을 갖고 금융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 최문 연변대 교수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평양에만 현재 30∼40개의 상업은행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기예금 이자율은 중국은행보다 3배가량 높다고 전한 바 있다.

최 교수는 북한이 상업은행 운영에서 수시 입출금과 화폐 환전, 법상 개인의 저금비밀을 보장하고 있다며 "각 상업은행은 저금 업무의 활성화를 위해 나름의 판촉활동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학술잡지 등에 따르면 북한의 상업은행은 주로 예금과 대부업을 통해 금융수입을 창출하며, 자율성을 핵심으로 하는 금융기관채산제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생산과 판매, 근로자의 임금 지급과 복지 등 모는 경영활동을 기업의 자율성에 맡기는 독자경영체제를 도입했으며, 이러한 경제개혁 조치를 금융 분야에까지 확대·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독자경영체제의 공식 명칭은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로, 북한은 이를 "공장, 기업소, 협동단체들이 실제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기업활동을 창발적(창의적)으로 진행하는 기업관리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상업은행 운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체제 전환에 성공한 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혁 초기 금융시스템 발전을 추구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우 시장개혁과 동시에 상업은행 설립을 통한 금융개혁을 진행해 안정적인 개발과 발전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라면서 "시장화로 조성된 여유 자금을 상업은행으로 모아 자본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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