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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방위사업 이권 개입 의혹도 수사 선상

KAI 수사 이명박 정권 핵심인사들 연루 정황 추적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선 당시 대규모 민간인 댓글 부대를 운영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자료 협조를 공식 요청하면서 재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검찰이 진용을 새롭게 정비하고 댓글부대 수사를 원세훈 국정원장과 MB 정부 핵심부로 확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검찰총장이 이와 관련한 수사대응 시나리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의 광범위한 댓글부대 활동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한 곳은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을 맡고 있는 검찰 공판팀이다. 검찰은 이달 말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불과 10여일 앞두고 법원에 추가 제출할 증거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같이 요청했다.

검찰은 댓글부대의 규모와 운영 방식, 투입 비용 등이 적힌 문건을 받아 국정원 선거 개입의 실체를 우선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본격 재수사를 위해 공판팀을 확대한 TF를 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렇게 되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규모 수사팀을 꾸려도 수만에서 많게는 수십만 건에 달하는 디지털 자료 분석에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공소시효는 올 12월이면 만료된다. 따라서 검찰은 속도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원 전 원장의 선고가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검찰이 전면 재수사를 하더라도 2012년 대선 개입 건에 대해서는 기소할 수 없다. 말하자면 알맹이가 빠진 수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의 노림수는 댓글부대수사가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수사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적폐청산’ 수사 가시권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지난 10일 단행됐다. 법무부가 검찰 고검 검사(지검 차장·부장 및 지청장)급과 평검사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문재인 정권 초기 각종 수사를 책임질 '문무일호(號) 검찰'의 진용이 완성됐다.

검찰의 새진용은 향후 행보를 암시한다. 정치권과 재계는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았던 특검 출신 검사들이 서울 중앙지검 요직에 전진 배치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서울중앙지검에 ‘적폐청산 수사본부’를 꾸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1호인 ‘적폐청산’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짜고 있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1호 국정과제로 내건 만큼, 전열을 정비한 검찰이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에 나설 전망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8일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결과에 대해 “수사의뢰든 고발이든 오는 대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적폐청산과 관련해서는 추가수사나 재수사를 할 수 있는 법적 요건만 갖춰지면 사건을 다시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에 특검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나 처벌을 피해간 인물이나 기업 등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민정·정무·정책조정수석실 등이 생산한 문건들을 무더기로 발견해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등에 사본을 넘긴 상태다.

공개한 내용에는 청와대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도움을 주려 한 정황, 지난해 총선에서 보수단체를 동원한 정황,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무력화를 시도한 정황, 민간 기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색 방식의 ‘좌편향’을 수정하려 한 정황 등이 담겼다.

향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확대해 사실상 재수사 형태의 새 수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댓글 부대'를 운영과 관련, 검찰이 전면 재수사에 나서 국정원의 전반적인 정치개입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경우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들에까지 사정의 칼날이 향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가 진행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통해서다. 이에 정치권은 방산비리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산비리'를 고리로 이전 정부 고위층을 겨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 전방위 확대 시간문제

검찰은 KAI의 원가 부풀리기 등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이 혈세 낭비를 초래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경영 비리를 파헤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전 정권 핵심 인사들이 관여한 의혹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성용 전 KAI 대표가 전 정권의 ‘비호’를 받은 의혹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또 첩보 수집과 판단을 거쳐 공직 비리 등에 대한 사정수사가 서서히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2년 대선 때 국정원이 대규모 '댓글부대'를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최대 3500개의 아이디를 활용한 ‘알바부대’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를지 관심을 끈다.

검찰의 대대적인 조사가 예상되지만, 사건의 전모를 규명외에 실제적인 법리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간인 알바부대’의 규모가 어느 정도에 이를 것인지 이들의 여론조작 가담 행위를 적극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2009년 원세훈 전 원장이 취임한 이후 심리전단에서 2009년 5월∼2012년 12월 알파(α)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 수십 곳에서 수백 개의 아이디를 동원해 1900여 건의 정치·대선 관여 게시글을 올리고 1700여 차례 댓글에 대한 찬반 표시를 올리도록 지시하며 사후 보고를 받은 혐의로 원세훈 전 원장을 기소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과거 대선 개입에 가담하고도 기소유예 등으로 사법처리를 피해 갔던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 할 수도 있다.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새로운 증거를 손에 넣게 될 경우 검찰은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파기환송심 선고(30일)를 앞두고 있는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추가 수사부터 우선 주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전 원장 주도하에 진행됐던 여론조작·정치개입 정황에 대한 증거 확보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TF는 ‘보수단체 결성 지원·관리, 특정 정치인·정치세력 견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원 전 원장의 부서장 회의 녹취록도 확보했다. TF가 확인한 국정원의 여론조작 사건의 전모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규모를 훌쩍 넘고,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 지시 정황을 증명할 유력 증거까지 추가된 이상 재수사는 불가피하다.

다만 검찰은 원세훈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변론재개 신청을 한 뒤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할지, 별도 재수사를 통해 추가 기소에 나설지 고민 중이다.

공판과 별도로 재수사를 선택할 경우 일사부재리 원칙상 2012년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선 검찰은 다시 기소할 수 없다.

다시 말해 국정원 TF의 중간 발표자료에서 드러난 내용은 추가로 수사하기가 힘들고, 2013년 박근혜 정권 이후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 정황이나 비리 등을 새롭게 밝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에 검찰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있었던 국정원 비리로 수사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이야기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윗선 겨냥하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이번에는 수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전모를 확인하고 있는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이를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하는 형태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순서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 내부에서는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와 같은 형태로, 공안부와 특수부를 조합한 TF 형태의 수사팀이 꾸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등 윗선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수사범위가 넓어지고 검찰이 추가 사실들을 밝혀내지 않으면 댓글부대 수사 자체가 변죽만 울리다 끝날 수 있어서다.

박근혜 정부 때 언론에 드러난 국정원 문건 13건 가운데 8건이 실제 국정원에서 만들어져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윗선 수사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재수사와 재판에 이어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대대적인 사정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함께 윤 지검장과 국정원의 악연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듬해 4월 민주당이 원세훈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자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특수1부장에서 여주지청장으로 막 발령이 난 윤석열 당시 지청장을 팀장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윤 지검장은 2013년 10월 상부 승인 없이 팀장 전결로 국정원 직원에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압수수색을 벌였다가 직무에서 배제되고 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수사팀은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기소 의견을 내놓았지만 관철되지 않아 원 전 원장은 결국 불구속 기소됐다.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강행한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은 갑작스러운 혼외자 논란에 휘말려 불명예 사퇴했고, 윤석열 당시 특별수사팀장은 ‘항명 파동’ 여파로 일선 수사에서 배제돼 정권 내내 한직으로 여겨지는 지방 고검을 전전했다.

이후 윤 지검장은 지난해 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수사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서 올해 5월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으로 파격 발탁됐다.

한편 과거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이 윤석렬 중앙지검장 휘하에 집결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 윤석렬 중앙지검장이 이끌었던 ‘댓글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진재선 대전지검 공판부 부부장검사(30기)가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장으로 승진했다. 이 자리는 정치와 선거 관련 사건을 전담한다.

법조계 인사들은 진 중앙지검 공안 2부장의 승진 발탁을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세훈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진행 중인 김성훈 홍성지청 부장검사(30기)도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보임됐다.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발탁된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27기) 이다.

한동훈 신임 3차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았던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 휘하의 특검에서 활약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이끌어냈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휘하에 특수부 1~4부, 강력부, 첨단범죄수사1·2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방위사업수사부 등을 지휘한다. 대기업 관련 수사는 물론 부정부패, 공직비리, 방위산업 비리 등의 수사를 전담한다.

이밖에 전 정권인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적폐로 꼽히는 '면세점 입찰 비리',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 사건 등이 특수1부에서 진행 중이다. 특수4부는 롯데 비자금 관련 수사를 맡고 있고, 방위사업수사부 역시 박 정부에서 벌어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백억원대 원가 부풀리기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다.

이들 자리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맹활약한 검사들이 전진 배치됐다. 특수1부장에는 우병우씨와 최순실씨 사건을 수사했던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28기)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수4부장에는 비선진료 수사를 담당한 김창진 대구지검 부부장(31기)이 임명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관여된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았던 양석조 대검 사이버수사과장(29기)는 특수3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실상 특검팀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자리를 옮긴 셈이어서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 공소유지 등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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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12 07:02:04 수정시간 : 2017/08/12 0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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