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자재정전략회의 주재… 4차 산업혁명·저출산 대책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당 지도부 및 장관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4차 산업혁명 기반 혁신성장 전략과 저출산 극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회의가 시작되자 문 대통령은 '모두 양복 상의를 벗고 편하게 시작합시다'라고 말했고 참석자는 대부분 셔츠 차림으로 회의에 임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1,2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섹션에서는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의 사회로 4차 산업혁명 기반 혁신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2섹션에서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의 사회로 저출산 대책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1섹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재정전략회의지만 4차 산업혁명을 키우는데 돈이 안 드는 방법이 있다" 며 "규제를 얼마나 풀어주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R&D 비중도 높은 편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4차 산업혁명에 관해 좋은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GDP 대비 ICT 투자 비중이 낮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창의적·도전적 연구 지원 강화를 위한 연구자 주도형 기초연구 예산을 2017년 1조2600억원에서 2022년까지 2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자율성 강화 및 행정부담 완화를 위해 과제선정 지원평가 보상체계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변인은 "1세션의 발언 신청자가 몰리면서 후반부 발언자들은 1분 내로 발언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며 "1세션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되어 가자 사회자가 문 대통령에게 발언기회를 주고자 했지만 문 대통령은 다른 참석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더 주라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활발한 토론 분위기를 소개했다.

2섹션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방안이 논의됐다. 사회를 맡은 김수현 사회수석은 "2006년도의 1차 저출산 기본계획과 2016년의 3차 계획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며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전 부처가 전체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독박육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며 "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아지는데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총리는 "출산율이 높은 좋은 사례가 있는데 바로 세종시를 예로 들 수 있다"며 "세종시는 주민 다수가 특히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높다. 이는 출산을 하고 돌아와도 직장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안심이 있기 때문이고, 이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20~30년을 내다보는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과 '소득주도 성장, 사람 투자와 성평등을 통한 출산율의 근본적 회복 도모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아울러 출산과 양육의 국가책임 강화를 위해 보편적 아동투자 확대 및 국가책임돌봄 실현을 통한 기초 인프라 확충과 고용안정, 주거 공공성, 일 생활의 균형, 성평등 사회, 교육개혁과 같은 근본적 구조 개혁을 통한 대책들도 다뤄졌다.

또 2017년 36만명 수준의 출생아 수를 45만명대로 회복하기 위해 재정투자와 연계한 인구절벽 극복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하고, 가족 지출 규모를 GDP 대비1.1%에서 약 1.3%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한 재정 패러다임 전환도 함께 논의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저출산 극복 종합 대책도 좋지만 문제는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할 시간도 없다"며 "노동 시간을 과감하게 줄여야 일자리도 늘고 가족공동체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5년 후에는 여름 휴가를 한 달간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2002년 대선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게 민정수석 비서관을 맡아달라고 말씀하시려 만난 자리에서 정작 민정수석실이나 민정수석이 어떤 일을 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저출산 관련 말씀만 하셨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모든 국가적 노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청년 고용,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게 결국 저출산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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