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작성된 504건 발견돼"

"보수단체 재정지원·논객육성 문건도…특정이념 확산 주도"

"카톡 자동검색 개선 주문·서울시 청년수당 강행시 불이익"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박근혜정부 당시 작성된 추가 문건 발견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청와대는 20일 국정상황실에서 추가로 발견된 박근혜정부 문건과 관련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방향과 보수논객·청년 보수단체의 지원을 검토한 내용 등이 담겼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지난 7월14일 민정비서관실에서 이전 정부의 문건이 발견된 후 민정·총무비서관실에서 일제 점검을 실시한 결과 현재의 국정상황실과 안보실 등에서 다량의 이전 정부 문건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발견된 문건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작성된 504건으로, 문건을 찾은 국정상황실은 이전 정부에서는 정책조정수석실의 기획비서관실로 사용됐다. 해당 문건은 이전에 발견된 문건의 조치 절차와 같이 분류와 분석작업을 마치는 대로 특검에 관련 사본을 제출할 예정이며, 원본은 대통령기록관에 이관조치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문건에는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대한 것도 담겨 있다.

박 대변인은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방향' '해외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기업의 경영권 방어 대책 검토'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 주장에 대한 쟁점 및 정부 입장 점검'이라는 문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것인지, 정부가 개입한다면 의결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한 것과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적 경영권 간섭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등을 적극 활용하되 정부가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 처럼 보여지지 않도록 위원 구성을 신중하게 하고, 관계부처는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는 표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수단체 활동에 적극 개입한 정황도 발견됐다.

박 대변인은 "2015년 4월부터 6월 국정 환경진단 및 운영기조 문건에는 보수논객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등 홍보역량 강화, 보수단체 재정 확충 지원대책,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년과 해외 보수세력 육성방안 등이 담겨 있다"며 "2015년 7월의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결과' 문건에는 신생 청년 보수단체들에 대한 관련기금 지원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특정이념 확산 방안을 청와대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에 대한 문건도 나왔다.

박 대변인은 "'부처 현안 관련 정책 참고' 문건에는 카카오톡 샵(#) 검색 기능과 관련해 좌편향적인 자동연관 검색어 논란이 있으니 카카오톡 '자동연관 검색어'를 개선토록 주문한 게 있다"고 말했다. 또 "'포털 뉴스서비스의 사회적 책임강화 방안'문건에는 언론사로서의 위상 부여 여부와 포털의 수익환류 제도화 추진 검토와 같은 것도 있다"고말했다.

이번 문건에는 서울시 청년수당 지급을 방해하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박 대변인은 "'중앙정부-서울시간 갈등 쟁점 점검 및 대응방안'에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정부가 무조건 반대한다는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면서 서울시 계획의 부당성을 알려나가야 한다고 했다"며 "'서울시 청년 수당 지급 계획 관련 논란 검토' 문건에는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면 지방교부세 감액 등 불이익 조치를 하라는 내용도 담겼다"고 소개했다. 이는 청와대가 직접 서울시에 대한 조치를 강구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박 대변인은 해당 문건 공개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 발견된 문건들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니라 일반기록물이라 판단했고 이문건들의 내용이 위법의 소지가 있는 지시를 담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또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들의 개요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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