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도 넘는 망언, 한국당은 즉각 제명하라"…정치권 "스스로 물러나라"
김학철, 탄핵무효 집회 당시엔 "국회·언론·법조계 광견병, 미친개는 사살해야"
김학철 도의원이 언급한 레밍(lemming)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다. 우두머리 쥐를 따라 직선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어 종종 호수나 바다에 줄줄이 빠져 죽는다.
레밍이 우리에게 각인된 것은 전두환 쿠데타 당시인 1980년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에게 우르르 몰려든다"고 비아냥 거린 말 때문이다.
김학철 도의원을 비롯한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한국당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은 지난 18일 8박10일 일정으로 유럽연수를 떠났다.
충북이 22년만의 수해로 초토화된 것은 16일이었다. 최악의 물난리 속에 도의원들이 외유를 떠났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김학철 도의원은 19일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20일 방송된 이 보도에 따르면 김학철 도의원은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고 투덜댔다.
이같은 막말 발언이 알려지자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0일 "도를 넘는 망언을 한 김학철 도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한국당은 그를 즉각 제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김 의원은 국민을 설치류로 만들려 하지 말고 본인 먼저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을 부끄럽게 만든 김 의원은 속히 도민 앞으로 귀환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충주시지역위원회도 "김 의원은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니거나 인격적 결함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김 의원은 입국 즉시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당과 민주당은 이들 4명의 도의원들이 귀국하면 자체 징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학철 도의원은 지난 2월26일, 충북 청주 상당공원에서 열린 '제1차 탄핵무효 충북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국회에, 언론에, 법조계에 미친 광견병이 떠돌고 있다.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미친개들은 사살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