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신청자 7만687명 사망-생존자 6만513명 뿐…상봉행사 더욱 서둘러야

대한적십자사가 17일 오전 북한에게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한적)가 함께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1200명으로, 이중 생존자는 6만513명이다.

생존자 중 90세 이상이 19.6%(1만1866명), 80∼89세 43.0%(2만5991명)로 80세 이상 비율이 62.6%에 달한다. 70∼79세도 22.9%(1만3873명), 60∼69세도 8.4%(5081명)로 나타났으며 59세 이하는 6.1%(3702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심각한 고령화 때문에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던 7만687명(전체 상봉 신청자의 53.9%)이 숨을 거뒀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 258명이 사망했다.

1985년 9월 남북이 고향방문단을 교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이래 지금까지 모두 21차례의 대면 상봉을 통해 남북의 4185가족, 총 1만9928명이 헤어졌던 가족과 재회했다. 또 7차례의 화상 상봉을 통해 577가족, 3748명이 혈육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남북 각각 300명, 모두 600명의 이산가족이 서신을 교환했다.

지금도 이산가족 상봉 신청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5월에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이 1건에 불과했지만, 6월에는 상봉 기대감 속에 25건으로 증가했다.

앞서 17일, 국방부와 한적은 '7월21일 군사당국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8월1일 적십자회담'을 각각 북한에 제의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은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도 우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 장관은 "남북의 많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생전에 한 번만이라도 가족을 만나고 성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금강산 상봉이 마지막이었으며, 오는 10월 추석때 성사된다면 2년 만의 상봉행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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