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사망과 관련해선 "미국, 기본적으로 인도적 사안으로 접근…대북정책변화 아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만나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강 장관의 예방를 거부,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가장 먼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강 장관은 “청문회 과정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고 여야 간의 갈등 소재가 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추면서 “임명받자마자 (한미정상) 회담 준비 상황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 두 정상 간 첫 만남으로 신뢰를 공고히 하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능력을 발휘해 국민과 야당이 가진 우려를 불식해주길 부탁한다”며 “청와대 안보실이 주도하고 장관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도 있다는 점을 아시고 제대로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이어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찾아 “청문회 과정에서 저의 미진함으로,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 최대한 노력하고 채워나가면서 우리 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비대위원장은 “강 장관의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해 놓은 공약을 스스로 지키지 않았단 비난이 더 크다”면서 “강 장관에게 기대가 크다. 미국과 중국을 설득할 일이 너무 많아서 장관이 하실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도 “저희 국민의당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지 않았나”라며 “어떤 우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시고, 정말 능력으로 야당의 우려가 기우였단 것을 보여달라. 그 때 저희가 사과하겠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강 장관은 우 원내대표에게 “정치적 부담을 드린 데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청와대, 워싱턴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임명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만큼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김상조 효과'라는 것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에 못지않게 강경화 효과가 외교가에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란 기대를 전한다”고 덕담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끝으로 여야 지도부 예방을 마친 강 장관은 자유한국당 지도부 예방 불발과 관련해선 “오늘은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다음에 또 올 것”이라고 향후 만남 의지를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 “미국 국민의 정서는 저희도 십분 공감하고 이 문제는 미국 행정부와 저희가 같이 가고 있다”며 “미국도 기본적으로 인도적 사안으로 접근하고 있고 대북정책의 변화는 아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아울러 웜비어씨 사망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조전에 대해서는 “가족, 국민께 조전을 보내셨고 저희도 여러 채널을 통해서 위로와 애도 뜻을 전하고 있다”며 “굉장히 여러 가지 마음의 아픔과 북한의 문제점에 대해서 대통령의 생각이 많이 담긴 조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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