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의 졸속으로 열려 정회하라" 野 "뭐하는 짓이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20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가 열렸으나 여야 의원간 고성 공방이 오가는 등 파행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야 합의 없는 운영위 개최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회의 초반 참석했다가 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인 뒤 퇴장했다.

앞서 야3당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등의 운영위원회 출석을 요구했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조 수석뿐 아니라 청와대에서 운영위에 참석하는 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정우택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15분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정 위원장은 ”오늘 운영위는 국회법 52조에 따라 한국당 11명의 개의 요구로 열렸으나 오늘 논의할 의사 일정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3당이 추진한 조 수석 등 출석요구서는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정 위원장에 이어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자유발언을 통해 “민정수석, 인사수석 등을 반드시 회의에 출석시켜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인사검증 담당자들은 지금 인사참사에 대해 책임지기는커녕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다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섰고, 민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회의 분위기는 단숨에 험악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가 졸속으로 열렸다’ ‘안건도 없는 회의가 어디 있나. 정회해야 한다’고 큰소리를 내며 반발했다. 한국당 의원들도 ‘늦게 와서 뭐 하는 짓이냐’라며 응수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모두에게 자유발언 기회를 드리겠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발언권을 부여했다. 민주당 간사 박홍근 의원은 발언권을 얻은 뒤 ”오늘 회의는 절차도 명분도 없다”며 “이런 식으로 국회를 운영해서는 안된다. 운영위는 가장 합의 정신이 빛을 발해야 하는데 안건 합의도 없이 개의가 말이 되나. 또 다른 상임위는 다 마비인데 운영위만 연 이유는 뭔가”라고 따져물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야당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면서 “정 위원장은 국회가 냉각기를 가져야한다고 해놓고 운영위를 열어 이렇게 불을 질러놨다. 난장판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조응천 의원은 “운영위원장은 집권 여당이 맡는 게 관례”라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운영위의 정상 운영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관행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국당 간사인 김선동 의원은 “오늘 회의 소집은 국회법에 따랐다”면서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듯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들의 공방은 오후 3시쯤 민주당 의원들이 단체로 퇴장하면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에게 자유발언 기회를 줬고, 회의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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