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빅5 후보 외에 장성민, 남재준 후보의 안보 공약도 눈길 끌어

장성민 후보, 북한 정권과 주민 분리하는 ‘모계포란(母鷄抱卵)’ 정책

남재준 후보,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통일통합기구’ 통해 통일추진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오는 19대 대선에서도 대북·안보 정책이 주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사드 배치 논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 대응을 천명하며 ‘4월 전쟁설’까지 대두되는 등 미국발 북풍도 표심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들도 현 정국을 ‘안보와 남북관계의 위기’로 평가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등 주요 5당 대선후보의 정책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집과 공개 발언 등을 통해 비교해봤다.

자료사진=데일리한국

◇ '사드 배치' 文·安 "신중" 洪·劉 "조기,추가배치" 沈 "반대"

문 후보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사드 배치에 대해 ‘잠정적 중단’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연일 이어지자 ‘차기 정부에서 검토’로 ‘톤 다운’시켰다.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이 ‘이중 플레이’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문 후보는 ‘고도의 외교안보 사안에 따른 전략적 신중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의 경우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사드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우(右)클릭’한 경우다. 안 후보는 ‘여전히 당론은 사드 반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선 주자를 따라 바뀔 것”이라며 사드 배치를 위해 중국을 설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해 확고한 찬성 입장이다. 나아가 사드 배치는 빠를수록 좋다는 조기배치론과 2~3개 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서로 보수의 적자를 강조하는 두 후보는 보수적 안보관을 확고하게 내세우고 문·안 후보에 대해서는 ‘위험한 안보관’ 프레임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결국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요 5당 후보는 현재 심 후보가 유일하다. 심 후보는 사드 배치가 ‘정치 도구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판문점에서 바라 본 북녘땅. 자료사진=데일리한국 사진공동취재단

◇ '북핵·미사일 대응' KAMD 전력화 한 목소리…洪·劉 "전술핵 재배치"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며 북한의 무력 도발 위협이 높아진 만큼 후보들은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킬 체인을 강화하고 한국형미사일방어체제(KAMD)를 조기 전력화한다는 데는 5당 후보가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홍 후보와 유 후보는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반출된 전술핵무기 재배치와 다른 전략무기의 도입도 추진해 한국의 국방력을 높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홍 후보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제를 포함한 한국형 3축 체계를 갖추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한 원자력추진잠수함의 전력화를 강조한 바 있다.

유 후보는 비대칭 무기인 북한 핵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형 상쇄전략(KOS, Korean Offset Strategy)을 통한 첨단 국방역량을 구축해 ‘게임 체인지(Game Change)’가 가능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북핵해결을 위해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국제 공조를 통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점도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다만 외교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대화의 장인지 아니면 제제와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인지 각론에 들어가면 후보별 차이가 드러난다. 전자는 문·안·심 후보이며 후자는 홍·유 후보의 경우가 해당된다.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는 우리 기업들. 자료사진=데일리한국

◇ '남북관계' 개성공단 文·沈 "찬성" 安 "조건부" 洪·劉 "북핵 해결 우선"

박근혜 정부에서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남북관계를 어떻게 복원할 지에 대해서는 북한의 무력도발이라는 변수를 고려하며 후보별로 입장 차가 드러났다.

문 후보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편에 속한다. 한반도 신경제벨트 구축, 언론과 사회문화체육 교류 등 남북경협과 교류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나아가 남북기본협정 체결 등 남북관계의 ‘제도화’도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는 “2000만 평까지 확장할 것”이라며 적극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는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 해결로 이어져 평화체제를 수립하게 한다는 선순환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10대 공약’에 다양한 교류방안을 제시하면서도 대북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제재와 교류의 간극을 신중하게 고려한 인상을 준다. 그는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북핵문제등에 관한 협상을 한 후 논의할 수 있다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고수해왔다.

홍 후보와 안 후보는 북핵문제 해결이 남북관계 개선보다 우선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홍 후보는 지난 19일 안보정책 발표에서 “국가안보의 목표와 대상을 전면적으로 재규정해야 한다”며 “비정상 국가인 북한과의 상호주의는 무의미하다. 대북 상호주의는 과감히 폐기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홍 후보는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북한 핵개발을 지원한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심 후보는 ‘적극적 평화전략’을 주요 대북정책 목표로 잡고 구체적으로 남북관계 관련 공약을 밝히고 있다. 그는 ‘남북경제사회협력강화협정’ 등 남북교류의 제도화를 추진해 불가역적인 남북관계를 만든다는 계획과 함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도 재개해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특히 심 후보측은 ‘10대 공약’에 ‘과정으로서의 통일’ 방안도 공개한 점이 이색적이다. 남북통일을 당국회담 및 민간교류가 확대되는 1단계를 거쳐 정상회담 장관급회담의 정례화가 이뤄지는 2단계에 이어 상주대표부를 설치하고 남북 각급 회의를 정례화하고 민간교류를 전면 자유화 한다는 3단계 구상이다.

◇ 국제문제·안보 전문가 출신 대선후보 공약은?

총 15명의 대선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대선에는 국제문제·안보 전문가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전쟁과 평화’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등 저서를 출간한 한반도·국제문제 전문가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대선후보는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남북경제협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핵 대응 방안으로는 미국과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가동시키도록 협상해 언제든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서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며 ‘어미 닭이 병아리를 부화시키기 위해 알을 품듯 북한 주민을 품는다’는‘모계포란(母鷄抱卵)’ 정책을 제안했다.

전 육군참모총장 출신에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을 역임한 남재준 통일한국당 대선후보는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통일통합기구’를 설치해 통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의 통일부를 개편해 청와대 직속조직인 가칭 ‘남북통합청’을 설치하고 각 부처에 남북통합 전담부서를 만들겠다는 ‘사실상의 통일부 해체’로 볼 수 있는 공약을 밝힌 점이 눈길을 끈다.

그는 북핵 대응방안으로 자위적인 자체 핵무장을 위해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주장했다. 또한 ‘남재준-트럼프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한미동맹을 최고수준으로 강화시킨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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