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대타협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영운 기자] 1주일 전 회장직을 내려놓은 후 세간의 관심을 받아온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26일 "차기 지도자는 대타협을 성공하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고, 제가 대타협의 조건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은 이날 W스테이지 서소문 워드컬처오픈 코리아에서 '희망의 나라로'를 주제로 강연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연에서 연신 '대타협'을 강조한 그는 "특히 정치인들은 대타협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며 "많은 대선 주자가 적폐 청산을 얘기하는데, 제도 속 타협의 과정을 생략하고 지지자, 시위자의 힘을 빌려 쓸어버리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나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선 후보자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적폐청산’을, 문 전 대표와 같은 당이면서 2위권의 리더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통합, 대연정’을 주장하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이와 관련 “대연정에서도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정치나 행정의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이해 당사자 간 대타협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해 향후 정치적 역할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사회의 최상위 1%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게 제 소임"이라며 "1%의 자발적 양보를 바탕으로 한 대타협만이 번영의 길을 열 수 있다. 대타협을 성취하는 일, 한국을 새로 거듭나게 하는 데 제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은 또 "요즘 대선주자들의 일자리 공약이 넘쳐나는데 당장 정부 주도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지적해 문 전 대표의 국가 주도 공무원 일자리 확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탄핵 정국 관련해 JTBC에 대한 원망과 의심, 그리고 책임을 묻는 어떠한 논리도 전 수긍하지 않는다"며 "언론의 자유, 공정 보도, 여러 측면의 가치와 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강연 후 홍 전 회장은 '킹메이커'의 역할에 대해 "뜬금없는 소리"라고 답한 반면, 유력 대선 주자 중 '대타협'에 공감하는 주자를 지원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제 저는 언론사를 나온 사람이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고, 마음의 지지, 또 그 이상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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