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인터뷰서 "차기정부 합의 지켜야" 발언

日언론 “현직 대사가 새 정권에 주문 이례적" 평가

부산 소녀상도 '국제관습 운운' 이전 필요성 제기

이준규 주일대사가 지난해 7월 25일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일한친선협회가 공동 주최한 환영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이준규 주일 한국대사가 5월 대선에서 이긴 차기 정권이 한일 위안부 합의 준수와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촉구하는 의견을 밝혀 발언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에)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합의를 지키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성사시킨 한일 위안부 합의를 차기 정부가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말 부산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한일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도 이 대사는 “국제 예양(禮讓)과 관습 측면에서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아사히신문은 밝혔다.

부산 평화의 소녀상 이전과 관련, 이 대사는 적절한 장소를 찾아 이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관계자(소년상 건립 부산시민단체를 의미한 듯)가 동의할 수 없는 방법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신의 발언이 몰고온 파장을 염려한 듯 이전 전제조건을 달기도 했다.

이러한 이 대사의 이율배반적 발언에 아사히신문은 “소녀상 조기 철거를 위해 구체적 일정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와는 인식에 차이가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이준규 대사는 부산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 정부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대사를 본국소환 조치한 뒤 아직까지 한국으로 복귀시키지 않는 사태와 관련해 “위안부 문제로 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에 지장을 주는 사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 정부가 판단할 일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귀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대사의 한일 위안부 합의 준수 발언에 아사히신문은 “대선 유력 후보들이 ‘합의 재검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 주장에 이해를 나타냈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도 “새 정권의 대일정책에 현직 대사가 주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대사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지난 19일 도쿄신문과 인터뷰에서도 차기 대통령과 정권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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