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올릴 수 있는데 1073일 걸려… 인양, 끝이 아닌 시작"

"국민통합 위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해선 안 돼"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여야 대선주자들이 23일 한목소리로 세월호 무사 인양을 기원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다만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세월호 인양이 정치공세로 이어져선 안된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전라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인양은 진실 규명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체조사위원회가 조속히 구성돼 즉각적으로 활동을 개시해야 하고, 집권한다면 제2기 특조위를 구성해 세월호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이제 수면으로는 많이 올라왔고 선체를 목포신항까지 무사히 예인해 가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며 “온 국민과 함께 무사히 인양이 완료되고 미수습자 전원이 다 수습돼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 일정을 이어가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팽목항을 방문해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안 지사는 이들에게 “미수습자 수습에 관심을 갖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는 데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제일 소중하다. 1073일 우리의 각오다”라는 방명록 글을 남겼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진한 때와 맞춰 세월호가 3년 만에 인양 중이다”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박 전 대통령과 수면위로 인양되는 세월호의 모습이 오버랩돼 착잡하고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선체 인양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첫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지금까지 가라앉아 있던 진실,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의 억울함이 밝혀지고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측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월호 인양에 3년이나 걸렸다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다”면서 “세월호가 무사히 인양된 이후 침몰 원인과 미흡한 사고 대처의 이유,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그간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방해했던 박근혜정권의 해양수산부는 지금도 인양 과정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유가족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면서 “인양 현장이 민감해 유가족들의 접근을 허용할 수 없다면 영상을 통해서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처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돌이킬 수 없는 참사의 진실도 함께 돌아오길 고대한다”면서 “부디 안전히 인양돼 미수습자 9명 모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책임질 사람은 응분의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마침내 세월호가 올라왔다. 천일 넘는 시간 우리 유족들이, 국민들이 그리도 염원했던 순간”이라며 “너무도 쉽게 올라와 허탈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올릴 수 있는데 1073일이 걸렸다. 새삼 울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인양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바꿔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여권 대선주자들도 세월호 무사 인양과 진상규명을 요구했으나 야권 주자들보다는 좀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9명은 시신조차 못 찾았는데 가족들은 스스로 유가족으로 부르지 못하고 있고,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가슴 아픈 사연”이라며 “무사히 성공적으로 인양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아울러 오는 26일 제7주기를 맞은 천안함 폭침 사태를 언급하며 “바른정당은 천안함과 세월호 두 사건을 보면서, 두 사건 모두 이념적으로 절대 이용하지 않고 모두 위로하고 포용하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주자들은 세월호 인양이 몰고 올 정치적 파장을 경계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날 충북지역 TV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가슴 아픈 해난 사고”라면서 “지난 3년 동안 국민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사건인데 앞으로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어 “더 이상 이 사건을 특정집단이 정치적으로 이용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그 가슴 아픈 사건을 정치에 이용해서 또 집권을 하려고 하는 것은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은 “오늘 드디어 들어 올린다고 하니까 저는 이제는 정말 차라리 그러면 잘 됐다. 이것을 갖고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논란과 사회적 비용을 치렀느냐”라면서 “이제는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제가 처음에는 인양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낸 적이 있지만 이제는 아니다”고 해명한 후 “정말 낱낱이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라고, 인양 작업에서 또 다른 사고나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성공적으로 인양되기를 바라고 유실되지 않고 시신이 모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했고,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과감하게 고칠 것은 고치고,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국가 발전의 계기로 넘어와야 한다”며 “국민통합을 위해 야당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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