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부대' 야유·항의 관련 "자유당 용팔이 사건 생각나"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당내 친박계에 대해 “권력을 중심으로 삥땅 좀 쳐볼까 하거나 아니면 공천이나 자리를 받아볼까 해서 모인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에 더해 친박계를 ‘이해관계 때문에 모인 사람, 일시적으로 모인 사람’으로도 비유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친노·친문은 이념적 패권이지만 친박 패권은 제가 보니까 이념이 없다”며 이같이 말한 후 “이해관계의 핵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났기 때문에 이제 친박이라는 말은 더는 쓸 필요가 없는 단어가 됐다. 언론에서도 친박 이야기를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송구스럽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은 메시지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는 “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왜 우리에게 물어보느냐”라며 “300만 당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우리가 논평해야 하나”라고 선을 그었다.

인 위원장은 이어 “박 전 대통령과 아무 소통을 안 하는 우리들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어떻게 알겠나. 대답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17일 당 대선주자 비전대회 당시 태극기 부대가 야유와 항의를 퍼부은 것과 관련해서는 “기분이 나빴다”면서 “예전 자유당 전당대회 때 ‘용팔이 사건’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이 생각났다”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태극기 집회하는 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집회에 열심히 나가는 김진태 의원이 우리 당 대선주자가 되지 않았나”라고 수습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 위원장은 다음 달 12일 경상북도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정치적인 책임을 제가 질 수밖에 없고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을 염두에 둔 듯 “거론되는 후보자 중 한 분은 솔직히 말해 이번 탄핵 정국에 책임 있는 분으로, 공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후 “부득이하게 공천(실제로는 컷오프 통과)하게 됐다. 심기가 불편해서 어제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안 왔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본경선 순회 연설회를 일부 취소하고 TV토론회로 바꾸는 등 경선룰 변경과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이는 데 대해서는 “4명의 후보가 모두 찬성한 사안”이라면서 “가짜뉴스를 생산하거나 확산하는 행위를 당 선관위에서 고발하는 등 엄정 대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병원을 예로 들면 너무 일찍 퇴원시키면 재발해서 입원할 수 있다. 제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당에서 당권을 쥐려는 생각이 없고, 3년을 기다렸다가 비례대표를 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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