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말에 노여움 거두시라… 5·18정신 헌법 전문에 담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와 전남 지역 비전을 제시하고 질문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에서 '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당내 호남지역 경선(25~27일)을 앞두고 20일 광주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전날 당내 TV토론회에서의 '전두환 표창' 발언과 관련,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공중사격이 자행됐던 전일빌딩 현장을 찾았다.

그는 "지금 총탄 자국이나 각도를 보면 기총소사가 거의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탄흔의 개수를 보면 무차별 난사됐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며 "추가 조사로 총탄만 발견해내면 기총소사 사실은 확정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새정부에서는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신속하게 진상규명을 마치고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피해 보상할 것은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전남을 위한 공약 발표에 앞서 '옛전남도청보전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 농성장을 찾았다. 5·18 유족의 한 여성은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을 거론하며 "전두환 때문에 남편과 자식을 잃었다.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해 이 자리를 지키는 이 시점에, 꼭 그런 말씀을 해야 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다른 한 남성도 "그게 자랑이냐. 어제 하셨던 말씀 사과하세요!"라면서 언성을 높였고 다른 유족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저는 제가 5·18 때 전두환 계엄군에 의해 구속됐던 사람"이라며 "저도 (전두환을) '반란군의 우두머리'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해명에도 항의가 이어지자 "어제의 말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좀 거두시라"라며 "그런 뜻이 아니었다"라고 거듭 양해를 구하느라 애를 썼다.

그는 "광주 항쟁의 진상 규명을 지금까지 광주시가 외롭게 해왔는데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위원회를 만들고 백서를 낸다고 말씀드렸고, 약속드렸다"면서 "광주항쟁에 대해 횡행하는 (왜곡된) 말들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했다"라고 자신의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지역기자단과 오찬을 한 뒤 전남대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자신의 출마선언문 영상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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