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VX가 북한과 관련됐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 취해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체포된 용의자들이 김정남을 암살한 수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이 'VX'라는 부검 샘플 분석 결과가 나왔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은 김정남 부검 샘플에서 신경작용제인 'VX(에틸 S-2-디이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이트)를 검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현지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화학국은 시신의 눈 점막과 얼굴 부분 부검 샘플에서 VX가 발견됐다고 전해졌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2명이 맨손으로 김정남의 얼굴 부위에 독극물을 묻혔다고 한 바 있다.

VX는 겉으로 보기에는 무색무취하며 인체 흡수 경로는 직접 섭취 또는 눈, 피부 등을 통해 될 수 있다.

VX는 기체와 액체 상태 모두 존재 가능하지만, 김정남은 액체 VX에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VX는 기체 상태에서는 몇 초 안에, 액체 상태에서는 수 분에서 최대 18시간 안에 증상이 나타난다.

사건 당시 공항 CCTV 화면을 보면 김정남은 여성들로부터 테러를 당한 뒤 공항직원에게 스스로 걸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두 발로 직접 공항 응급센터로 들어갔던 김정남은 빠르게 독이 퍼져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응급차량에서 숨이 멎은 것으로 전해졌다.

VX는 1950년대 초 영국이 개발한 위위적인 물질이며 국제사회에서도 화학무기로 분류된다. 유엔 결의 687호는 VX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중 유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독극물인 사린가스(GB)와 비교해도 독성이 더 강하다.

다만 이날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VX 가스가 북한과 연루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나가지는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