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없다" "국가 불행 기념하는 시계 경악" 등 십자포화

황 대행 측 "총리 시계 재고 바닥… 공식직함 사용한 것"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고 새겨진 기념시계를 제작해 선물한 것을 두고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야권은 황 대행이 대선행보를 할 게 아니라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황 대행 측은 공식직함을 사용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행은 특검 연장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TV쇼에 출연하며 대선행보를 이어가고 부적절하게도 권한대행 명의라는 시계도 배포하고 있다”면서 “어이가 없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이어 “황 대행이 할 일은 대선행보가 아닌 특검 연장”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물론 덴마크에서 버티는 정유라도 수사하지 못했다. 국정농단의 또 다른 주역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충분한 수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동대구역 회의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 대행은 이미 국무총리용으로 시계를 제작해 선물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를 하고 싶으면 빨리 사퇴해 그 길로 가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는 권한대행 시계를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한 후 “총리와 대행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이곳저곳에서 냄새를 피우고 침묵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배포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 “지금 이 판국에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장관, 총리를 한 분이 자기 정치가도에 매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빠른 시일 내에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권한대행을 기념하는 시계인데, 이건 대통령 탄핵소추를 기념하는 시계, 국가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라면서 “이런 시계를 만들 수 있다는 발상에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질타했다.

하 의원은 이어 “황 대행은 특검연장을 거부하려 하고, 조류인플루엔자는 두 달이 지나도록 안 없어지고 있는데 이런 썩어빠진 정신으로 황 대행이 지금의 한국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놀이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민생을 돌보는 데 전념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황 대행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기존 제작한 국무총리 명의 시계의 재고가 바닥나 지난해 12월 말부터 권한대행 시계를 제작했다”면서 “황 대행의 공식직함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서 공문서와 훈·포장 증서, 임명장, 외교문서 등에 공식직함을 사용하고 있다. 주요행사나 화환·조화·축전 등에도 동일한 직함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인터넷 중고거래사이트인 ‘중고나라’ 홈페이지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시계가 매물로 올라왔다. 거래가는 20만원으로, 이 시계를 올린 사람은 희소성을 고려해 가격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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