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통해 '김정남 소식'없이 "공화국 공민 쇼크사를 남조선이 조작" 엉뚱한 주장 펴기도

23일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와 성주(星洲)일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본부가 23일 오전중 3명의 경찰관을 마카오에 파견, 현지 인터폴과 공조를 통해 김정남의 부인과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하기로 했다. 한 의료 전문가가 22일 이 병원 영안실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북한은 23일 '공화국 공민의 쇼크사'로 지칭하며 첫 공식 반응을 보였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지난 13일 암살된 후 북한은 10여일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국제적 여론이 악화되자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외교여권 소지자인 우리 공화국 공민이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갑자기 쇼크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한 것은 뜻밖의 불상사가 아닐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정남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며 코너에 몰리자 '심장 쇼크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하며 전형적인 '발뺌 전략'에 나선 것이다.

또 김정남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채 '공화국 공민'으로만 표현해 김정남의 존재는 물론 사건 자체를 공표하기 꺼리는 심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은 전날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에 북한 외교관과 고려항공 직원이 연루됐다고 발표하자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에 허점이 많다고 비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이번 사건의) 대본까지 미리 짜놓고 있었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담화는 말레이시아 외무성과 병원 측이 사건 초기 '심장쇼크에 의한 사망'임을 확인해 시신 이관을 요구했으나, 한국 보수언론이 '독살'을 주장한 뒤 "말레이시아 비밀경찰이 개입해 시신부검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마카오에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시신 확인 및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매체 중국보(中國報)와 성주(星洲)일보는 말레이시아 경찰본부가 23일 오전중 3명의 경찰관을 마카오에 파견, 현지 인터폴과 공조를 통해 김정남의 부인과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 경찰측은 신원감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망자 가족들과 협의해 시신 처리 및 인도 등과 관련한 다음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