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에 북 외교관·고려항공 연관…"단호한 태도 유지하겠다"

말레이시아 북한 강철 대사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북한 배후설을 반박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외교관과 국영 항공사 직원을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추가 지목하면서 북한 배후설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현지에서는 양국의 외교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다.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칼리드 아부 바카르는 22일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대사관 서기관인 현광송(44)과 고려항공사 직원 김욱일(37)을 추가 용의자로 지목했다.

고려항공사가 유일한 북한의 국영 항공사라는 점에서 두 인물 모두 북한 당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두 사람의 수사 결과에 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이 북한에서 저지른 국가 차원의 범죄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이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측은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미 체포된 리정철을 비롯한 여성 용의자들의 석방까지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현지에서는 이런 적반하장식 북한 대사관의 행동에 단교를 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번지고 있다고 한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재고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이 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나집 총리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대사의 성명 발표는 전적으로 부적절하며 외교적으로 무례했다”면서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한번에 한 단계씩”이라며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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