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망자의 신원 가족과 친지가 우선 확인해야”

김정남 암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부청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김정남 암살에 ‘북한 배후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 말레이시아 경찰은 “아직 조사 중”이라며 신중함을 유지했다.

19일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 정부의 연루 사실을 묻는 거듭된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는 4명의 용의자가 북한 국적의 여권을 소지했다는 점만 분명하다”며 “그 이상은 현 시점에서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4명의 북한 국적 용의자 중 한 명이라도 북한 외교관의 여권을 소지한 사람이 있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들이 소지한 여권은 외교관 여권이 아닌 일반 여권”이라고 답했다.

또한 해당 여권이 위조된 여권일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놓고 북한 대사관에 확인을 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 중 유일하게 북한 국적이 확인된 리정철이 화학전문가라는 데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그가 말레이시아의 한 회사에서 일했다는 점만 말씀 드릴 수 있다”며 “이 외의 사항은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번 사건으로 북한과 말레이시아 양국의 관계가 민감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적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다”면서 “경찰입장으로서는 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망자의 신원을 가족과 친지가 확인해야 하는 게 첫 번째 요건”이라고 밝혀 시신 인도를 주장하는 북한의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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