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언론 "북한에서 과학·약학 전공…인도 연구소에서 근무후 귀국"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국적 소지자 리정철.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말레이시아 크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 리정철이 약학 전문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남이 독극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현지 경찰은 리정철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북한 배후설’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현지매체 ‘더스타’와 중국보(中國報)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7일 현지 경찰에 체포된 리정철이 북한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리정철은 지난 2000년 대학을 졸업하고 인도의 한 대학 화학과로 유학을 갔다. 이후 2010년부터 1년여를 인도 동부 콜카타에 소재한 한 연구소에서 근무를 하다가 귀국했다.

북한에 있던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취업도 제약업체를 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가 정보기술(IT) 업체 입사 제의를 받았다는 설도 있다.

현지 경찰은 리정철이 북한대사관과 접촉해 온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체포한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한 아파트도 북한 공작원들의 은신처로 보고 있다.

또한 리정철이 1년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임에도 말레이시아에 가족들과 함께 거주할 수 있던 배경에 북한의 특혜 여부가 의심되고 있다.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은 탈북 시도를 막기 위해 가족 동반 해외 체류가 금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교관과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족 동반 금지 원칙은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리정철이 체포되자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측이 그에 대한 면담을 요구하고 전격적인 기자회견을 자처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오히려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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