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 북한대사관 직원 도착 10분 전 리정철 데리고 나가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 리정철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대사관 관계자 2명은 18일(현지시간) 전날 오후 검거된 리정철이 조사를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세팡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자국민에 대한 영사 접견권을 근거로 리정철에 대한 면담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리정철은 세팡 법원에서 구속기간 연장 심사를 받기 위해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도착하기 10분 전 경찰서 밖으로 나간 상태였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법원의 허가 없이는 피의자를 24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다는 현지 법상 리정철의 구속기간 연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지 경찰이 북한 대사관의 방문 소식을 사접에 입수하고 리정철을 서둘러 이동시킨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리정철에 앞서 검거된 여성 용의자 2명은 현지 판사가 경찰서를 방문해 심사하는 식으로 구속연장이 이뤄진 점도 비교된다.

최근 김정남 암살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 말레이시아 경찰과 북한 사이에서는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북한대사관은 북한 국적을 가진 리정철이 체포된 후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처하거나 면담을 시도하는 등 긴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얼마 전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현지 부검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하자 '현지 법을 따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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