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 신분증 소지 '46세 리정철'로 확인

복수 이름·가짜신분증 사용 집중수사, 단서 기대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어 뉴스매체 성주(星洲)일보가 보도한 김정남 암살 용의자 추정 남성 4명의 CCTV 포착 모습. 사진=연합뉴스(성주일보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김청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4번째 용의자로 북한측 파견 노동자로 알려진 남성을 체포했다.

말레이시아의 중국어 뉴스매체인 동방(東方)일보와 일간지 더스타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17일 밤 셀랑고르주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로 북한인 남성을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붙잡아 신분확인 결과, 만 46세(1970년 5월 6일생)의 ‘리정철(Ri Jong Chol)’로 확인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i-Kad)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일보는 리정철이 거주하던 아파트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남성 용의자가 40대인 아내와 17세 아들, 10세 딸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경찰과 언론들은 리정철을 도주한 남성 용의자 4명 중 1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의 남성 용의자는 수배 중이다.

현지 언론은 리정철이 여러 개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가짜 신분증명서를 사용하고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 등 여성 용의자 2명, 아이샤의 말레이시아인 남자친구 등 3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여성 용의자 2명은 모두 김정남을 모른다고 주장하거나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범행을 전면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북한 신분증 소지자가 처음으로 체포된 만큼 이번 사건의 배후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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