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이 한국 등 제 3국 입국을 시도했다는 설도 제기돼

지난 2010년 마카오에서 포착된 김정남.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된 가운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한국정부와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정남은 13일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으로부터 얼굴 부위에 독극물 공격을 당하고 병원으로 이송 중 숨을 거뒀다.

외신에 따르면 김정남은 얼굴에 독성 스프레이를 맞았다면서 공항측에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후 공항 내 응급처치로는 부족해 외부로 이송되던 김정남은 결국 차량 안에서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김정남에게 독성 물질을 투척한 여성 2명은 북한요원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즉시 택시를 타고 사라진 것까지 확인한 상태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들은 해당 여성들이 북한 요원일 경우 이번 암살은 김 위원장의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김정남을 눈엣가시로 볼 이유도 충분했다는 평가다.

김정남은 그동안 북한 3대 서열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또한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이 그를 대안적 지도자로 꼽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 전에도 김정남 암살설이 불거졌을 때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장남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서열상으로는 김 위원장보다 계승 순위가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었을 수 있다.

다만 김정남은 김 국방위원장의 장자였지만 생모 성혜림이 사망하고 이모 성혜랑마저 망명하는 등의 사건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다. 결정적으로는 2001년 일본에 위조 여권을 사용해 입국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일로 김 국방위원장의 분노를 사 계승 순위에서 밀렸다고 전해진다.

김정남이 한국 등 제 3국에 입국을 시도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그의 망명시도는 이명박 정부 때도 한번 제기된 적이 있다. 그가 사망 전까지 머문 말레이시아가 주요 탈북 루트로 활용됐다는 점도 망명설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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