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제전략문제硏 한국석좌교수, 상의 세미나서 조기배치 주장

한국측 中보복에 너무 민감 지적…국내 패널들은 사드보복 우려

1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제 세미나에서 빅터 차 미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 한국석좌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빅터 차(Victor Cha)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국제세미나에서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를 철회할 경우 오히려 중국에 휘둘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빅터 차는 '한미동맹의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 측 입장에서 “미국과 한국은 사드 배치를 조속히 실시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한반도에 미사일을 대응할 수 있는 방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그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긴장감에 이해는 하지만, 한국이 사드 결정을 지연하거나 철회하게 된다면 한국에 방위에도 해가 되고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경우, “오히려 중국이 더 자신감을 갖고 한국에서 원하는 것을 관철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사드 배치 철회를 통해) 중국에서 영화를 몇 편 더 팔고, 화장품 몇 개를 더 팔수는 있겠지만 그게 좋은 효과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는 오히려 미국이 크게 반기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지만, 한국을 상대로 비관세 장벽을 세우는 등 무역 보복을 하지는 않은 점을 강조하며 한국이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음을 비판했다.

반면에 국내 패널리스트들은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지인들한테 사드와 관련해서 물어보면, 한국이 사드를 배치할 경우 중국 정부가 반드시 무역 보복을 할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중요한 것은 중국의 무역 보복의 범위와 지속성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교수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영토분쟁에 대해 일본과 중국이 마찰을 빚었고, 이에 따라 중국이 일본에 무역보복을 했던 시기에 일본의 대중국 수출이 10% 가량 감소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향후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국의 입장이 급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에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애매하게 언급하는 분들이 있다”며 언급하고 “국내 정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사드 배치가 틀어질 수도 있으며, 이에 따라 한미 안보동맹이 예전 같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사드 배치 등의 문제로 한미 동맹에 균열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경제적인 여파가 클 것으로 최교수는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한 “중국의 서비스나 투자 시장은 현재 열려 있지 않은데, 이와 관련 한중 FTA(자육무역협정) 두 번째 협상을 해야 하는데 사드 보복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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