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의사 거듭 확인하며 '사회적 대통합' 강조

각종 의혹 염두 "50년간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어"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이 12일 오후 10년간의 유엔(UN)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 일류 국가를 만드는 데 이 한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대권 도전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5시 30분 인천공항에 밝은 표정으로 들어셨다. 그의 지지자들은 반 총장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반 전 총장은 환하게 웃으며 대국민 메시지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먼저 “우리 사회는 현재 총체적 난국”이라며 “부의 양극화와 이념, 지역, 세대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고 사회적 대통합을 강조했다.

이어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면서 “많은 분들이 저에게 권력의지가 있느냐라고 묻는데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의지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일류 국가를 만드는데 노력하는 의지가 있냐는 거라면 이미 국민을 위해 이 한몸 불사르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또 “권력의지가 권력을 쟁취하겠다는 의미라면 저는 그런 권력의지는 없다”며 “정권을 누가 잡는게 무엇이 중요한가. 우리는 한나라 한민족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없이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따지고 있다. 개탄할만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10년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인류의 평화와 약자의 인권보호 가난한 나라의 개발 기후변화 양성평등을 위해서 지난 10년간 노력했다”면서 “전쟁의 참화를 통해서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고, 또 이런 것이 국민의 삶에 중요한지 알게됐으며,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것도 손수 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둘러싼 환경, 안보는 국제통상에 많은 문제를 끼칠 것”이라며”북한,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외교 적임자를 자처했다.

반 전 총장은 그러면서 “지극히 편파적인 이익을 앞세워서 일부 인사들이 보여준 태도는 유엔과 제 가슴에 큰 상처와 실망을 안겼다”면서 “이 어려운 시기에 헌신하겠다는 저의 진정성과 유엔의 이상까지 짓밟는 이런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 전 총장은 촛불집회와 관련해선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하나가 됐던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열망을 잊어선 안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자신을 겨냥한 정치권안팎의 의혹 공세에 대해서도 “지난 50여년간 대한민국에서, 유엔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 인류를 위해 공직자로 일하는 가운데 공직자로서 부끄러움이 없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공식적인 대선 도전 여부 발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귀국 후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말해왔고, 내일부터 실행할 것”이라며 “그 뒤 겸허한 마음으로 사심없는 결정을 할 것이고,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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