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핵실험 뒤 항공유 수출금지 제재 불구 24~25일 에어쇼 개최

MD-500 미군기 참가 눈길 "1980년대 제3국서 반입 반입" 추정

사진=AF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북한 상공에 미국 군용기가 날아올랐다! 가뜩이나 5차 북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실제 전쟁 상황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 북한에서 일어났다.

문제의 장소는 북한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제 에어쇼였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24일 ‘원산 국제친선항공축전’이라는 이름으로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 공항에서 첫 에어쇼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북한 주민 수천명과 외신들, 해외 관광객 수백명 등이 참석해 열띤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에어쇼에 참가한 네덜란드 항공사진작가인 피터 터라우는 “(다른 국가에서는) 규정에 따라 관중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거나 움직일 수도 없다”며 북한에서는 저공비행을 가능하게 한 덕분에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24일 북한 원산에서 개최된 에어쇼 보며 환호하는 북한 주민들.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의 에어쇼에선 러시아 이전의 소련 시절 군용기로 알려진 미그-29, 수호이 25, 미그-19기와 이를 본 딴 중국제 군용기들이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

AFP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에어쇼 초반에는 등장한 미국 휴스 MD-500 군용 헬기가 등장한 것에 주목했다. 외신들은 미국산 군용헬기가 지난 1980년대 미국의 수출 제재를 피해 북한이 제3국을 통해 들여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번 에어쇼를 지켜본 외신과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했다.

즉,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 항공산업을 정조준해 대북 항공유 수출금지를 담은 결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북한에 항공용 휘발유, 나프타 종류의 제트 연료유, 등유 제트유 등을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것이 금지됐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24∼25일 이틀간 첫 국제 에어쇼를 펼치며 외국 관광객 끌기에 나서는 한편, 국제사회의 제재에 아랑곳 안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실제로 항공유 금수조치를 당한 북한이 어떤 경로로 들여왔는지, 아니면 자체 비축 군수용 유류를 이용했는지 그 여부는 알 길 없다.

다만, 미국 군사전문 싱크탱크인 노틸러스 안보연구소는 북한이 연간 항공기 훈련 횟수가 적기 때문에 기존에 내부에서 공급된 제트 연료로도 공군 전투기를 운용하기 충분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최근에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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