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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위력이 커진 증폭형 핵실험인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평화문제연구소(IPA) 주관 제5차 통일한국포럼에서 이 같은 주제 발표를 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기술적 수요와 개량 요소가 비교적 확실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위력이 커진 증폭형 핵실험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5차 핵실험에서도 증폭을 시도했을 수 있으나 아직 표준화가 충분하다고는 볼 수 없고, 이번(5차)에도 4차에 이어 위력 증가에 실패한 것이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핵실험을 해야 한다"며 "증폭형이나 수소폭탄을 개발하려면 핵융합 물질의 생산과 요소기술 개발, 표준화를 위한 종합실험이 필요한데, 빠른 시일 내에 위력이 커진 증폭형 핵실험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방부가 5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10㏏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폭발 위력은 기폭실 주위의 암석 유형과 수분 함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면서 “국방부의 발표는 단단한 암석에 기포가 거의 없는 매질을 기준이다. 그러나 약한 암석, 약간의 기포가 있다고 고려하면 위력을 15∼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에 증폭형 핵실험을 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번 같은 10∼20㏏ 정도의 위력은 일반 핵폭탄, 특히 내폭형 기폭장치에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한 핵무기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증폭형은 40~200kt 정도로 높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북한이 HEU를 개발한 것이 확실하다면 앞으로의 대량생산과 배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서 깊이가 700m 넘는 곳을 선택했는데 이 정도는 200kt이상의 핵무기를 실험할 수 있어서 이번에도 증폭을 시도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위력이 기대에 못 미치자 핵무기연구소 차원의 탄두 위력 판정만 발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부가 외교에도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국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전략 구도는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신중한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이어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서는 미·중 전략적 경쟁과 갈등이 한반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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