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유성엽 교문위 위원장 사퇴 요구하며 보이콧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도입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여당 의원들이 보이콧하면서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반쪽짜리’ 청문회가 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어차피 청와대가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걸 염두에 둔 여당이 청문회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열린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29일 교문위 소관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데 반발, 청문회 개의 시간보다 1시간여 늦게 참석했다. 어렵사리 열린 청문회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국민의당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고, 야당의원들과 고성이 오간 설전을 벌이다 결국 청문회는 정회했다.

이후 오후에 열린 청문회는 여당이 유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보이콧을 선언했고, 유 위원장은 야당 단독으로라도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며 속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16년만에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가 진행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고위 공직자 임용을 위한 인사청문회는 야당이 반발하고 여당이 강행해왔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이번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유 위원장은 청문회를 속개하며 "18대와 19대 국회에서도 도저히 볼 수 없었던, 어느 국민 한 사람도 납득할 수 없는 기현상"이라며 여당의 행태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와 관련 “인사청문회에서 아무리 후보자의 자질과 흠결을 검증하더라도 어차피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며 “여당 의원들조차 인사청문회에 가치를 두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드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의 청문회 불참이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해 파상공세를 예고한 야당에 맞서 청문회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또 “새누리당이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내정한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인데 청와대가 요청한 절차를 새누리당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며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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