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킬 체인’ ‘KAMD’ 2020년 초반까지 구축 계획

[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북한의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SLBM) 시험발사 성공에 연내 실전배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당국의 북핵 고도화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고민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 국제사회 비판 속 ‘괄목상대’

북한은 25일 전날 실시한 SLBM 시험발사 사진과 영상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전격 공개하며 성공을 자신했다. 이번 시험발사에서 북한의 SLBM은 500km를 비행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쏘아올린 SLBM 시험발사 사례 중 가장 긴 비행거리다. 그 전에는 4월에 약 30km를 비행했던 게 최장기록이었는데 4개월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이번 성공에 힘입어 SLBM을 무기로 전진 배치하는 데 속도를 올릴 의사를 표명했다는 데 있다.

북한이 2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24일 SLBM 발사장면을 공개했다. SLBM 가운데 '북극성' 글자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이번 북한은 25일 노동신문에서 이번 시험발사로 “재돌입 전투부(탄두부)의 명중정확도를 비롯한 탄도탄의 핵심기술 지표들이 작전적 요구에 완전히 도달했다고 말해” 전투무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자인했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은 “미제와의 전면 전쟁, 핵전쟁에 대비해 국방과학 부문에서 핵무기 병기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가는 동시에 그 운반수단 개발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추가 주문까지 했다.

여기서 언급된 ‘핵무기병기화사업'은 조선중앙통신 영문판에서는 '탄도미사일에 핵탄두 탑재(mounting nuclear warheads on ballistic missiles)’로, 결국 북한은 미사일 발사 능력이 확인되면 핵탄두를 장착시키는 소형화 단계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 국방부, 4월 발사 때까지도 ‘전력화에 3~4년 소요’ 전망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SLBM 시험발사에서 나타난 북한의 기술이 예상보다 빠른 데 상당한 충격을 받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기에 올 4월 북측의 SLBM 시험발사 때 국방부가 “SLBM 전력화에 3∼4년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한 사실이 회자되면서 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현재 남북 미사일 전력은 북한이 우위에 있다. 북한은 1만 3000km로 주정되는 KN-08과 4000km 사거리의 무수단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스커드미사일과 노동미사일 등 1000여 기가 실전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군은 사거리에 제한받지 않는 순항미사일로 사거리 1500㎞의 현무-3를 실전배치했다. 여기에 사거리 500㎞의 현무-2B와 사거리 300㎞의 에이태킴스 지대지 미사일, 300㎞ 사거리의 현무-2A도 있다. 그러나 탄두 중량과 미사일 전체 수량에서 우리 군이 북한보다 뒤져있는 실정이다.

우리 군이 2015년 6월 개발한 현무-2B 시험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최근까지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던 사드도 SLBM에 무력하다는 일부의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SLBM은 마하 14의 탄도미사일까지 요격범위에 두는 사드의 사정권 내 포함되기는 한다. 하지만 실제로 SLBM을 두고 요격시험을 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어 요격률을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SLBM은 수면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포착하기가 어려워 사전 파괴 가능성이 낮다. 또한 발사 징후를 알아차린 후에도 대비 태세 역시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까다로운 무기로 손꼽힌다.

우리 군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응전략으로 마련한 대응책은 ‘킬 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다. 그러나 예상 완료시기가 2020년 초반이어서 이번에 확인된 북한의 무기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국론통일이나 국방예산 확보 등에 문제가 생긴다면 완료 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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