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북한이 24일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사진 24장을 전격 공개했다. 사진을 통해 SLBM의 개량된 외형과 현지 수행인원 신원이 일부 확인됐다.

25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어둠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풍랑 사나운 날바다를 헤치시며 발사현장에 또다시 나오시어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를 지도하셨다”며 1~2면에 사진을 실었다. 게재된 사진에는 동트기 전 하얀색 셔츠와 회색 바지정장 차림으로 발사현장을 찾은 김정은의 발사 참관 모습과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까지 담겨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바지선의 '감시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구두를 신고 바닥에 양반다리를 한 채 긴장된 표정 없이 웃으며 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뒤로는 미사일 궤적과 각종 수치 등이 표기된 모니터가 세대 이상 보인다.

25일 북한이 SLBM 발사장면이라며 공개한 사진. 김정은이 양반다리로 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사일 관련 정보가 게재된 듯한 모니터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외부에 나와서는 망원경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가 참관을 하는 주변을 지킨 인사는 리병철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식 부부장 등이 있다.

25일 북한이 SLBM 발사장면이라며 공개한 사진. 김정은이 쌍안경을 들고 발사 장면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사진에서는 김정은이 발사 성공을 확인한 듯 상기된 얼굴로 김정식 부부장을 껴 안고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변 군 관계자는 두 사람을 에워싸며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 발사장면 후로 추정되는 동이 튼 시점의 사진에서 김정은은 잠수함을 배경으로 해안에서 군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정은이 김정식 부부장을 안고 SLBM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25일 북한이 SLBM 발사장면이라며 노동신문에 공개한 사진.사진=연합뉴스

기체에 ‘북극성’이라고 쓰인 SLBM 사진도 여러장 공개했다. 특히 사진 속 SLBM은 지난 번과 다르게 개량한 것으로 보이는 하단부의 톱니바퀴 모양 장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격자 모양의 날개(GRID FIN)를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설치한 것은 두 번째 확인 되는 경우로, 6월 23일 무수단(화성-10) 중거리 미사일 하단부에서도 8개가 달려있었다. 이는 서방에서는 잘 쓰지 않고 옛 소련이 사용한 기술로 전해진다. 그 외 다른 사진들은 SLBM이 수중을 뚫고 날아오르는 모습이나 상공으로 날아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번에 발사된 SLBM(우)은 하단에 톱니바퀴 모양의 장치가 추가됐다. 25일 북한이 SLBM 발사장면이라며 노동신문에 공개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이렇듯 일련의 사진을 대량 게재한 데는 성공을 자축하는 것은 물론 대내외 효과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핵 선제타격'까지 언급한 성명을 낸 뒤 SLBM발사를 강행했다.

또한 최근 북한은 외화벌이 일꾼의 대규모 탈북과 태영호 공사 등 고위급 인사의 귀순사건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SLBM 발사 성공으로 내부 결속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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