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공사가 소속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현학봉 대사가 본국 소환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008년 9월 19일 남북 경제에너지 실무회담에서 발언을 하는 현학봉 대사(당시 직책은 북한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태영호 주영(駐英) 북한대사관 공사의 한국 망명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대사 소환과 주민 탈북 감시 강화 등 체제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은 태영호 공사의 탈북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현학봉 주영대사에게 소환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 대사는 최근 평양으로 돌아오라는 복귀 명령을 받았으며 태 공사에 대한 감독 책임과 함께 망명 당시 상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을 추궁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대사는 대사관의 총책임자로서 직제상 태 공사의 직속상관이다.

현 대사는 주유엔 대표부 1등 서기관과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을 거쳐 지난 2011년 12월부터 4년 반 넘게 주영 대사를 지냈다. 현 대사 후임으로는 군 출신 외무성 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의 탈출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지난 7일 오전 북한 주민 3명이 어선을 타고 평택해양경비안전서 관할인 인천시 관내 해상을 지나다가 평택 해경에 발견돼 귀순의사를 밝힌데 이어 24일 오전 7시 10분께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 남성 1명이 스티로폼을 잡고 표류하는 것을 군 관측병이 발견했다. 보안 당국은 귀순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 당국은 탈북을 막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태영호 공사의 망명 이후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탈북을 막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도 "최근 양강도 혜산지역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태영호 공사 탈북 사건 이후 매일 같이 주민 거주지역에 와 대대적인 정치교양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위부 요원들은 탈북을 막기 위해 밀수꾼들을 포섭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보위부는 밀수꾼들에게 도강하려는 자들을 신고하도록 종용하고 있다"며 "혜산 지역에서만 밀수꾼들의 신고로 수십 명이 보위부에 끌려갔으며 밀수꾼들은 신고 대가로 보위부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장사를 원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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