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전당대회 겨냥 '4대 금기 인물' 제시해 눈길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26일 새누리당을 표류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유형을 들며 8·9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잘 가려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을 표류하게 만드는 네 종류의 사람 유형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홍 지사는 “금수저 물고 태어나 정치판에 들어와서 흙수저 행세하는 사람, 반반한 얼굴 하나만 믿고 내용 없는 이미지 정치·탤런트(연기자를 뜻하는 일본식 외래어) 정치만 하는 사람, 보수정당 표를 받아 정치하면서 개혁을 빙자해 얼치기 좌파 행세하는 사람, 반백이 넘는 나이에 다선 의원이 되고도 소장 개혁파 행세하는 사람들 때문에 새누리당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정치, 내용 없는 정치는 이제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홍 지사의 글에 따르면 현재 새누리당의 유력 당권·대권주자들이 모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겨냥한 글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홍 지사는 25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난세에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만유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난세를 평정할 장수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가로이 이곳 저곳을 두루 다니며 구경하고 논다’는 의미인 만유(漫遊)는 공교롭게도 반 총장의 별명이기 때문이다. 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이던 시절 민감한 사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 기름장어라는 별명이 붙었고, 당시 출입기자들이 반 총장에게 ‘만유(鰻油-기름장어)’라는 액자를 선물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편 홍 지사는 현재 오는 8월 주민소환 투표여부 결정과 지난해 4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혐의에 대한 1심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 지사가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기면 대권 경쟁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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