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정배' 연합 형성에 당내 입지 흔들리나
물론 표면적인 입원 이유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당내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등과의 불화설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스트레스' 요인은 곳곳에 있다. 일단 자신이 호언했던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실패했고, 당의 조직·인사·자금과 공천 실무를 관장하는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도 안철수 공동대표와 갈등을 겪었다. 김 위원장은 더민주를 탈당한 최재천 의원을 추천했지만, 묵살되면서 탈당파 의원 상당수가 공천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여기에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광주 공천을 시민에게 맡기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내 김 위원장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천 공동대표는 최근 시민사회 인사들을 공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공천 신뢰성을 확보하고 전략공천이나 경선에서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성 정치인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탈당 의원들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김 위원장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지도부 간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안 공동대표가 9일 김 위원장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에 소재한 서울도시철도 대공원승무사업소를 방문했지만 참석하지 않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설 연휴 기간 중에 상경하는 정동영 전 의원과의 회동 계획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당 안팎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입원에 대해 "농성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 교수는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면서 김한길을 비롯한 탈당 의원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이라며 "창당 공신이었다가 졸지에 개혁을 위해 퇴출돼야 할 존재들로 전락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진 교수는 "공천 전쟁 1라운드는 김한길 대 안철수-천정배 연합군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이태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을 보면, 1라운드에선 안철수-천정배 연합군이 승기를 잡은 듯"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