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정배' 연합 형성에 당내 입지 흔들리나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설 연휴 전인 지난 4일부터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 입원해 1주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10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공개 석상에 얼굴을 내보였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정치인에게는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하기 가장 적기인 설 명절에 굳이 병원에만 있어야 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표면적인 입원 이유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당내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등과의 불화설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스트레스' 요인은 곳곳에 있다. 일단 자신이 호언했던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실패했고, 당의 조직·인사·자금과 공천 실무를 관장하는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도 안철수 공동대표와 갈등을 겪었다. 김 위원장은 더민주를 탈당한 최재천 의원을 추천했지만, 묵살되면서 탈당파 의원 상당수가 공천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여기에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광주 공천을 시민에게 맡기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내 김 위원장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천 공동대표는 최근 시민사회 인사들을 공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공천 신뢰성을 확보하고 전략공천이나 경선에서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성 정치인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탈당 의원들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김 위원장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지도부 간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안 공동대표가 9일 김 위원장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에 소재한 서울도시철도 대공원승무사업소를 방문했지만 참석하지 않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 때문에 설 연휴 기간 중에 상경하는 정동영 전 의원과의 회동 계획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당 안팎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입원에 대해 "농성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 교수는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면서 김한길을 비롯한 탈당 의원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이라며 "창당 공신이었다가 졸지에 개혁을 위해 퇴출돼야 할 존재들로 전락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진 교수는 "공천 전쟁 1라운드는 김한길 대 안철수-천정배 연합군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이태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을 보면, 1라운드에선 안철수-천정배 연합군이 승기를 잡은 듯"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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