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 보수 세력의 흡수통일론과 궤를 같이하는 것… 정체성 의심"

박지원 무소속 의원도 "정체성 지키 못하는 야당은 와해하고 궤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국민의당이 10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북한 궤멸' 발언을 놓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되기는커녕 긴장과 안보 불안을 불러오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9일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북한 궤멸론' 발언은 수구 보수 세력의 흡수통일론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는커녕 안보 불안을 가져오는 발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호남 등 야권의 텃밭을 놓고 더민주와 정면 승부를 벌이는 국민의당이 안보 부문에서 이념적으로 보수행태를 보이는 더민주 김 위원장을 향해 맹공을 퍼부으며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우리는 김 위원장에게 묻는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더민주의 공식 입장인가"라며 "더민주는 평화통일 노선을 포기하고 흡수통일로 입장을 바꾼건가"라고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아울러 박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식입장인가. 더불어민주당은 평화통일 노선을 포기하고 흡수통일로 노선을 바꾼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김 위원장이 선거용으로 이런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하면 참으로 한심하다.김 위원장은 '북한 궤멸' 발언에 대해 진의를 솔직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박지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남북간 교류협력이 정체성인 야당에서 북한 와해론, 궤멸론이 거론되는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우클릭한다며 이렇게 하면 국민은 원조보수를 지지하지, 정체성 없는 야당을 지지할까요"라고 반문한 뒤 "사드 배치에도 확실한 야당의 입장이 필요하다.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느냐.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 마찰, 특히 중국과의 경제문제가 크게 우려되며, 사드의 효용성에도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정체성을 지키지 못하는 야당은 와해되고 궤멸한다"며 "강한 야당이 있어야 강한 정부 여당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도 야당 통합이 필요하다"고 거듭 야권 통합론을 주문했다.

앞서 김종인 더민주 위원장은 지난 9일 경기 파주 전방부대를 방문해 "북한이 핵이나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쏜다고 해서 체제가 장기적으로 절대 유지되지 않는다. 언제가는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총선을 앞둔 안보 정국에서 중도층 공략을 위해 '우(右)클릭' 행보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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