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어려운 상황…호남 최다선 의원으로 지역구 불출마 결심"

험지 불출마 가능성 남겨…열세지역 등 차출한다면 출마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 호남 지역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63·전남 여수갑) 의원이 30일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호남 물갈이론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당 통합과 승리에 조그만 거름이라도 되고자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를 내려놓는다"며 "당이 침몰 위기에 빠져있는데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 장 얻으려 바삐 뛰는 모습이 미안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네 번이나 제게 공천을 준 당에 보은하는 길은 총선까지 당 화합을 위해 제 온몸을 태우는 일"이라며 "갈라진 당심과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나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서도 "둘 다 통합과 혁신, 궁극적으로 당의 승리를 위한 제안으로 접합점이 있다"며 "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당의 새로운 진로를 찾는 심부름 역할에 전적으로 매달리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호남 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저부터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현 지역구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당에서 어려운 지역에 나가라고 한다면 그러한 여지까지 닫는 건 아니다"라며 험지 불출마 가능성은 열어뒀다. 당에서 수도권 열세지역 등에 차출한다면 피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호남 중진인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호남을 비롯한 당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김 의원은 "오늘 선언은 우리 당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을 끌어내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중진이라고 해서 불출마가 만사가 아니다. 호남 의원이라고 해서 물갈이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언이) 어떤 계기가 되길 바란다거나 의미를 확대해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 당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결단을 내린 것인 만큼 대단히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중진 박병석 의원도 "어렵고도 귀한 결단"이라며 "당이 복잡한 상황에서 단합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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