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참여하는 혁신 전대' 통해 새로운 리더십 세워야

"천정배 신당과 통합해 통합적 국민저항 체제 구축해야"

안 전 대표의 제의 거부로 당 내홍 새 국면..중대 분수령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안박 공동지도부' 구성 제안에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장고 끝에 문재인 대표 제안에 대해 '노우'(No)를 선언했다.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 지도부' 성사 여부의 최종 키를 쥐고 있던 안 전 공동대표는 29일 기자회견에서 공동 지도부 참여 거부 입장을 밝히고, 그 대안으로 문 대표와 자신이 참여하는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전당대회 이후 천정배 신당 등과의 통합을 추진해 박근혜정부의 독단을 저지하는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에따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류-비주류, 친노-비노 등의 전선으로 나뉘어 계파 갈등이 증폭돼온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갈등이 더욱 심화돼 분당(分黨)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치달을지, 아니면 양 측이 새로운 타협 카드로 절충을 시도하며 내홍을 가라앉히는 국면으로 갈지 주목된다. 안 전 대표의 이번 입장 표명은 당 내홍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표의 제안은 깊은 고뇌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우리 당의 활로를 여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그 대안으로 1단계 '혁신 전당대회'→2단계 '천정배 신당과의 통합 추진을 통한 통합적 국민저항 체제 구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해법을 제시했다. 문·안·박 공동 지도부보다 더 담대하고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와 저를 포함한 모든 분이 참여하는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다"며 "혁신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의 구체적 내용과 정권교체의 비전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주류와 비주류의 반목과 계파패권주의도 함께 녹여내야 한다"면서 "혁신 전당대회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때 혁신과 통합의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두 번째 단계로 '통합적 국민저항 체제' 구축을 제의했다. 천정배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전 대표는 "지금 우리 당에 주어진 두 가지 과제는 낡은 타성과 체질을 바꾸는 '근본적 혁신'과 박근혜정권의 독단과 폭주를 저지하는 '통합적 국민저항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서 "새 지도부가 야권 인사 모두가 참여하는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제안한다면 당 밖의 많은 분들의 결단을 기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 경쟁 체제와 통합적 국민저항 체제는 당을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낡은 타성에서 새로움으로 바꾸어냄은 물론 일사불란한 총선 체제를 세워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2017년 정권교체를 생각하기에는 2016년 총선 전망조차 암담해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와 결단으로,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 앞서 28일 밤 문 대표와 전격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토요일 밤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문 대표의 제안과 이에 대한 안 전 대표의 입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문 대표가 먼저 연락해 성사됐으며, 배석자 없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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