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민주화가 불타는 조짐 보이는 때 통합·화합 메시지 보내"

사진=채널A 뉴스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6일 유족들은 발인 예배에서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했다. 이날 오전부터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배웅하려는 유족과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족들은 오전 9시쯤 장례식장을 찾아 끝내 눈물을 쏟았다. 통곡 소리가 장례식장 건물 밖까지 들릴 정도였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누이들은 "말 한마디만 하고 가, 맨날 사랑한다고 했잖아. 한번만 하고 가, 우리 오빠 보고 싶어"라며 통곡했다.

이날 오전 10시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목사의 집전 아래 진행된 발인예배에는 유족 외에도 닷새 내내 빈소를 지킨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김덕룡 전 의원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이석채 전 정통부 장관 등 측근과 정관계 인사 100여명이 자리했다. 하지만 손명순 여사는 이날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유족 측은 "손 여사가 고령인데다가 몸도 안좋고, 날씨도 너무 추워 함께 못했다"고 전했다.

발인 예배가 진행된 예배당은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차 일부는 서서 예배를 지켜봤다. 맨 앞에는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이 놓였다. 찬송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들 현철씨 내외를 포함한 유족들은 연신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

현철씨는 가족 인사를 통해 "오늘 날씨가 매섭다. 왜 이렇게 추운 날 하나님께서 아버님을 데려가시려고 하시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 현재 민주화가 다시 불타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 아버님을 통해 이 땅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이란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우리 모두가 각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님은 소임을 다하셨고 천국에 들어가셨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목이 메인듯 몇 차례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담담하게 인사를 마쳤다. 이날 발인예배는 10시40분쯤 끝났다.

유족들은 발인예배 후 정오까지 조문을 받은 뒤 국회 영결식을 위해 오후 1시 30분 김 전 대통령의 관을 검은색 링컨 리무진으로 운구한다. 유족 측은 이날 오전에만 1,200여명이 조문하는 등 닷새 동안 총 3만6,900명이 조문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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