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대표 格' 최대 쟁점… 의제 놓고도 신경전 벌일 듯

홍용표 "국민 납득할 수 있는 결과 나오도록 회담할 것"

연합뉴스 자료사진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남과 북은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당국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에 들어간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남측 대표단이 출발한 직후 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8·25 합의'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회담(실무접촉)에 임하겠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측 대표단은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수석대표로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며, 북측 대표단은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수석대표로 김명철, 김철영 등 3명이다.

김기웅 본부장은 회담장인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하면서 기자들에게 "(지난 8월) 고위당국자접촉에서 합의했던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서 홍 장관은 회담본부에서 남측 대표단과 티타임을 갖고 "좋은 결과가 있는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남측 대표단을 격려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양측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8·25 합의'의 핵심 합의사항인 당국회담 관련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와 의제, 시기, 장소 등을 협의하게 된다. 이중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 문제는 이번 실무접촉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남측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통일전선부장)이 각각 남과 북의 수석대표를 맡는 당국회담을 선호하지만, 북측은 홍 장관의 상대로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은 당국회담에서 다룰 의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중시하는 반면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주장하는 등 양측이 우선시하는 의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남한의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 미국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부산 입항, 북핵과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조, 서북도서 사격훈련 등을 비난하고 있고,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실무접촉은 밤샘 협상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이번 실무접촉에서 당국회담에 합의하면 다음 달에 서울 혹은 평양에서 고위급 당국회담이 열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간의 주요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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