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쪽에 문희상·김성곤…안철수 쪽엔 이석현 '특사' 파견

사진 출처=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진들이 나섰다. 이들 야권 중진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주변에서 수용 불가론이 우세한 상태에서 문·안·박 구상이 수포로 돌아가면 당내 분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부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중진모임에는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정세균 김성곤 문희상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의원 등 7~8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관계회복 방안을 모색해온 데 이어 역할분담을 통해 맨투맨 방식으로 양측을 만나고 있다. 문 대표 쪽에는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과 김성곤 의원, 안 전 대표 쪽에는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각각 '특사'로 파견됐다.

문 대표와 접촉한 문 전 비대위원장과 김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제시한 10대 혁신안을 최대한 수용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대표가 18일 광주에서 비주류를 공천요구세력 내지 반혁신세력처럼 몰아붙인 것은 부적절한 일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문 대표가 안 전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비주류 설득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공천혁신안이 계획대로 실천돼야 하고, 일정을 더 늦추긴 어렵다"면서도 "안 전 대표와 통합해서 나가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는 후문이다.

이 부의장은 안 전 대표에게 "당을 잘 이끌려면 문·안·박, 특히 문·안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공동으로 책임을 맡아 안 전 대표가 내놓은 10가지 혁신안을 반영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문·안·박 연대 수락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대표와 협력한다고 해서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니다"며 "문·안이 협력해 권한을 갖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중진들도 역할하겠다"고 안 전 대표의 결단을 호소했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깊이 고민해보겠다", "가부 간 결론을 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안·박 구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세대결도 가속화하고 있다. 범주류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은 27일쯤 문 대표의 '안철수표 혁신안' 추진과 안 전 대표의 문·안·박 제안 수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 오전 회동에서 문·안·박 제안이 문 대표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안 전 대표에게 수용 거부를 요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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