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차기 주자 지지율 중위권에 머물러

야권 내 주자 조사에서는 김부겸에게도 밀려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의 최종 키(Key)를 쥐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당초 안 전 대표는 오는 24일 문안박 연대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와 맞물려 영결식이 거행되는 26일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문안박 연대에 대한 답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으나 정가의 모든 관심이 YS의 장례에 쏠리다보니 이같이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안 전 대표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가뜩이나 여론조사 지지율도 하락을 거듭하는 판에 문안박 제안에 대한 입장 발표로 정치적 전환을 꾀하려했는데 YS 서거로 이도 역시 김이 빠지는 모습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1월 3주차(16~20일) 주간집계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도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5.5%로 5위에 그쳤다. 오세훈(8.4%) 전 서울시장에게도 밀렸다. 안 전 대표의 뒤는 유승민(4.6%)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두 사람의 지지율은 0.9%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안 전 대표는 야권 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도 중위권에 머물렀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이틀간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2.6%포인트 하락한 10.2%의 지지율로 4위를 기록했다. 3위는 김부겸(11.0%) 전 의원으로, 안 전 대표를 밀어내고 올라섰다. 1위는 문재인(17.3%) 대표, 2위는 박원순(14.9%) 서울시장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권 내에서는 안 전 대표를 더욱 괴롭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문안박 연대 수용 여부를 고민 중인 안 전 대표를 향해 "안 전 대표는 솔직히 지역구에 나와도 떨어질까 말까 하다"며 "안 전 대표가 지역구에도 잘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와) 10%나 차이 나는 결과가 공개됐다"면서 "이런 아주 어려운 사람을 문 대표가 자기 위기의 구명운동에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문안박 연대 수용 여부에 대해 안 전 대표가 26일 이후로 발표를 미루면서 일각에서는 다음달 초까지 문 대표와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관측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다음달 15일인 것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그럴 만한 가능성이 있다. 안 전 대표는 23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여러 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다"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특히 당내 비주류 측 반발이 만만치 않아 안 전 대표의 고심은 더욱 깊어갈 수밖에 없다. 만약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수용할 경우 비주류와의 정면충돌은 물론 내년 총선 패배 시 책임론까지 불사해야 한다. 하지만 당내 독립적 자생력이 부족한 안 전 대표가 홀로 '총선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도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안 전 대표에게 고민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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