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위원장, "DMZ 생태평화공원 조성·모자보건패키지 사업 등이 '작은 통일' 방안"

정의화 국회의장 "남북관계를 한·중관계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경제통합에 근접"

정종욱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협력'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했다. 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정종욱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은 13일 “통일을 위해 외교안보적 노력과 경제적 노력을 경주하는 동시에 남북한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작은 통일’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날 통일부·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공동 주최와 동아시아연구원 주관으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반도평화를 위한 국제회의'에서 “과거에는 다뤄지지 않았던 생태·환경 분야에서의 협력을 중심으로 상징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사업들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작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 방안으로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모자보건패키지 사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분단의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에 남북이 함께 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는 남북한 간에 단절됐던 소통·화해·협력의 연결고리를 새로이 구축하여 아픔을 치유한다는 의미와 생태·환경의 복원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완결성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평화공원 조성을 통해 남북한의 인적 교류를 도모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남북관광벨트를 장기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께서 드레스덴 선언에서 제안했던 모자보건패키지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서 "특히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의 산모와 영유아에 대한 보건의료 사업 역시 통일한국의 주역이 될 미래세대와 여성의 건강 증진 차원에서도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작은 통일 노력이야말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견인하는 중요한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경제 분야 협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정 부위원장은 “동북아시아 지역은 지정학적 중요성과 경제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투자와 개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며 “우리 정부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로운 경제 발전과 세계 경제에 이바지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게도 매력적일 수 있는 ‘동북아개발은행’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국제 공조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남북관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진정성"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과 국제사회와의 공조는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의구심을 대화로 풀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 체제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9·19 공동 성명과 6·15 공동 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남과 북이 상호 윈윈(Win-win)하는 평화통일의 꿈을 이뤄나가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협력'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한편 축사를 맡은 정의화 국회의장은 남북관계가 한중 관계 수준으로만 전개된다면 경제통합에 보다 근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남북 관계를 한·중 관계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경제통합의 길은 멀지 않으며, 그 후에 종국적 합의 통일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과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어 "독일 통일이 소련과 미국, 유럽 여러 나라의 인정과 조력으로 가능했던 만큼 한반도 평화 통일이 국제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확신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 중인 '남북 국회의장 회담'에 대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남북 대화와 협력의 계기를 만들어줌으로써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협력'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도 한반도 통일 준비 과정에서 주변국과의 통일 외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 장관은 “통일 독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반도가 통일하게 되면 주변국들에겐 많은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기회들을 보고 미국은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많은 지원을 할 것이며, 중국 또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적극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중국·일본 설득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변 강대국들에게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설득하면서 논의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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