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10·28 전남 지방의원 재·보선에 후보 공천

'호남 민심' 향배 두고 신당 추진파와 진검승부 예고

야권 재구성 불가피… 박주선, 11월 탈당 기폭점 전망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10·28 전남 지방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를 정하며 야권 내 신당 추진 세력들과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나서 야권 전체가 꿈틀 거리고 있다. 야권 재편의 원심력이 호남 민심 이탈 여부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남 지방의원 재보선은 그 규모는 미미하더라도 상징성이 남다르다. 호남 민심 이반으로 당 내 분열상이 극심한 새정치연합이나 독자세력화의 첫 시험대에 오른 신당 추진파 측 모두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전남 지역 두곳의 후보를 확정지으면서 이른바 신당파 후보들과의 승부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가의 관심은 호남 민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쏠려 있다. 이를 놓고 비노계 인사들은 “문 대표 간판으로는 가뜩이나 총선 승리가 어려워 보이는데 이번에도 호남의 외면을 확인한다면 탈당 러시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치러질 20대 총선 일정을 고려할 때 전남 지방선거의 민심 향배에 따라 새정치연합을 이탈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란 이야기다.

한 때 야당 탈당 러시가 이어지는 듯한 조짐이 보이다 최근들어서는 주춤한 상태다. 현재까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현역의원은 박주선 의원 뿐이다. 아무래도 국정감사 기간이 겹친데다 재신임 승부수를 띄운 문재인 대표의 강경한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결정짓는 전제조건은 결국 호남 민심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번 전남 지방의원 재보선 결과는 탈당파의 집단 행동 여부를 결정짓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7일 함평 제2선거구 도의원 선거에 정정희(49·함평지역위 부위원장) 후보를, 신안 나선거구 군의원 선거에 김동근(62·신안지역위 부위원장) 후보를 공천했다. 목포 라선거구 군의원 선거에는 무공천했다. 세곳 모두 무공천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정면돌파를 선택한 셈이다.

여기에 함평 등에서 신당 쪽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을 경우 지역 조직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논리를 편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의원의 의견도 감안됐다.

함평에는 무소속으로 나온 설명수 후보는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을 등에 업고 나왔다. 신안도 무소속 후보 2명과 맞붙어야 한다. 목포는 무공천이지만 그 속내는 새정치연합 예비 후보자 두 명이 당내 경선 방식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결행,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줄 경우 상대 후보의 지지자들이 자칫 신당 쪽으로 이탈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녹아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양날의 칼이 되는 모양새다. 호남신당 세력 확대를 일찌감치 경계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반면 선거에서 패배시 혹은 득표율이 신당 세력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경우 문 대표 체제는 물론 당에 대한 호남의 불신이 더욱 고착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 새정치연합 후보가 어느 정도의 득표율을 보이는 지에 따라서 호남발 정계개편은 돌이킬 수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득표율이 예전만큼 많이 나온다면 탈당파의 행동반경은 좁아진다. 그러나 득표율이 신당 쪽 후보들과 별반 차이 없을 경우 탈당파는 짐을 쌀 수 있다. 혹은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실 경우 탈당파들의 이탈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게 된다.

이와 관련 박주선 의원은 7일 한 라디오에서 “의원들이 나름대로 당을 살려보겠다고 탈당을 안하고 있지만 갈수록 당에 희망이 없는 걸 체감하고 여론을 의식하게 되면 행동으로 옮길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국정감사가 끝나면 의원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해 국정감사가 끝나고 전남 선거가 마무리되는 11월 정도를 탈당의 기폭점으로 관측했다.

이에 이번 전남 재보선에서 신당파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새정치연합 밖의 원심력이 커지면서 호남을 중심으로 균열이 현실화되고, 개인적으로든 집단으로든 당을 이탈하는 의원들이 잇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이후 천정배 신당과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게다가 당 내에서는 이미 박영선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이 소속된 중간지대 중진급 인사들의 통합행동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고, 김한길·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않다.

다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호남 민심의 속내를 더 잘 파악하고 이왕이면 수도권 의원들까지도 모두 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을 이탈하는 시기는 더 늦춰질 수 있다. 또 당 내에서 지도부를 견제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다가 세력을 규합, 총선 직전에 당 밖의 신당파와 연대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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