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수해복구 현장 시찰에 공식 수행

계급은 중장에서 소장으로 강등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마원춘 전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붉은색 동그라미)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나선시 현지지도를 수행하며 11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황혜진 기자]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이 11개월 만에 현업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수해 복구 작업을 벌인 함경북도 나선시를 또다시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마원춘 설계국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했다고 8일 보도했다.

마원춘 설계국장의 정확한 직책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영상에서 그는 소장 계급장을 달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했다. 그는 마식령 스키장, 아동병원, 평양 애육원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이 관심을 쏟는 건설 사업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중장 계급을 달았었다.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의 공사 책임자였던 마원춘 설계국장은 지난해 11월 '순안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지지도 당시 공개적으로 질책을 받은 뒤 일가족과 함께 양강도 지역 농장원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원춘 설계국장이 홍수피해 지역의 재건 공사가 진행 중인 나선시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김정은 건축 브레인’이라 불렸던 그가 건설 관련 직무에 복귀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는 마원춘 설계국장 외에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김양건·오수용 당 비서,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수행했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과 강표영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나선시 피해복구전투 지휘관과 김용진 내각 부총리는 현장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맞았다.

중앙통신은 김 1위원장이 "당 창건 일흔 돌을 맞으며 사랑하는 인민들에게 행복의 보금자리를 안겨주기 위하여 머나먼 하늘길, 뱃길을 달려 기적의 선경마을 나선시 선봉지구 백학동을 찾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특별경제구역인 나선시는 지난 8월 22∼23일 태풍 '고니'가 강타하면서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나선시 피해 복구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그는 지난 8월 8월27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이전에 나선시 홍수 피해 복구를 마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김 1위원장은 "새로 건설한 살림집을 먼저 돌아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 찾아왔다"며 “오늘 여기로 오는 발걸음이 정말 가벼웠다"고 말했다. 이어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인민들을 위한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조국의 북변 땅에서 이룩된 성과는 당과 대중의 일심단결, 혼연일체의 위대한 승리"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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