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북한 조선중앙TV에 인민군 '여군 장성'이 이례적으로 등장했다. 7일 오후 방영된 '김정은 동지께 드리는 축하문 채택모임' 보도 화면에는 인민문화궁전 장내를 가득 채우며 줄지어 앉아있는 인민군 장성들 사이에 군복을 입은 한 단발머리 여성이 눈에 띈다.

별 하나가 달린 견장으로 미뤄 이 여성의 계급은 인민군 소장(우리군 준장)으로 보인다. 이 여군 장성의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여성 장성이 처음 배출된 것은 1992년 4월로, 2002년에야 첫 여성 장군이 나온 남한보다 9년가량 앞선다. 남한의 주인공은 양승숙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이고 북한의 첫 여성 장성은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군의국 소속 종합병원인 46호 병원 원장으로 있던 전구강 소장이다.

북한군에서는 그 이후에도 첫 공군 조종사 태선희를 비롯해 여러 명이 별 계급장을 달았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3월 순천 비행장을 찾아 태선희 비행사의 사례를 들며 "여성들도 군사복무를 한 조건에선 간부로 등용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남성은 의무적으로 10년의 복무 기간을 갖지만, 여성은 지원해 7년간 복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복무를 마치면 노동당 입당 등에 유리해 입대를 자원하는 여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여군 병력은 수만 명에서 십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7월 기준 9,783명으로 1만 명을 밑도는 우리 여군보다 큰 규모다. 북한의 여군은 부대에 따라 10∼3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군들은 수송·행정 부서에 배치되거나 위생병·통신병·초병으로 근무하고, 해안포·고사총·소형고사포대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김 위원장은 여군 훈련에 몇차례 참관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인민군 제851군부대 관하 여성 방사포부대의 포사격 훈련을 지켜봤으며, 올해 5월에는 북한의 첫 여성 초음속전투기 조종사들의 훈련을 참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