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도발 언급한 데 불쾌감… "북남 합의 정신에 저촉되고 시대흐름에 역행"

"해외서 추파" 등 비방하면서도 '수위 조절'… 남북관계 개선 의지도 드러내

사진=SBS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북한은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태'를 언급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남조선 집권자가 초보적인 정치적 안목이 있다면 이런 예민한 시기에 관계 개선의 판을 깰 수 있는 언동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겨냥해 ""해외 행각에 나선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를 심히 모욕하는 극히 무엄하고 초보적인 정치적 지각도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의 비무장지대 도발 사태'니 '언제라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느니 하면서 최근 조성된 사태의 진상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그 누구의 '건설적 역할'까지 운운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DMZ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보여주었고,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하였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대변인은 이어 "남조선 집권자가 엄연한 사실을 날조하면서 해외에 나가서까지 추파를 던지는 것을 보면 말로는 화해와 협력을 운운하지만 진짜 속심은 그 누구에게 기대여 동족대결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방했다. 대변인은 이어 "집권자까지 북남 합의 정신에 저촉되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발언들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는 것은 당면한 북남관계 일정마저 가늠할 수 없게 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어렵게 마련된 북남합의가 실속있게 이행돼 관계 개선의 길이 열리는가 아니면 또다시 정세가 악화돼 극단으로 치닫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면서 남북 관계개선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조평통 대변인은 "지금 온 겨레는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에서 합의된 공동보도문이 성실히 이행되며 관계개선과 조선반도 평화의 새로운 환경이 마련되기를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면서 "이번 북남 합의에 따라 며칠 후인 7일에는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진행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이 예정되어 있으며 관계 개선을 위한 향후 일정도 준비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번 북한의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조평통 대변인의 대답이라는 형식으로 취해져 비교적 아주 낮은 형식의 비난 수위를 택한 편이다. 아울러 직접 박 대통령을 지칭하지 않고 '남조선 집권자'라고 둘러 말한 점도 일방적인 비방보다는 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내며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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