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 연설서 일자리 창출 및 노동·교육 등 '개혁 당위성' 역설

"청년세대에게 미래 준비할 발판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의 의무"

"국정 교과서' 도입 강조… 문재인에 '국민공천제 도입' 대표회담 제안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개혁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 나라의 국민들은 지금 1등 국민의 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개혁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 나라의 국민들은 지금 1등 국민의 복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세계를 둘러보면 많은 나라들이 개혁의 성공과 실패 여부에 따라, 국민의 운명이 1등 국민으로 올라서거나 3등 국민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작년 7·1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취임한 이후 이날로 세 번째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 대표는 '개혁'을 화두로 청년 일자리 창출,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교육·금융·재벌개혁 및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야당의 초당적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최근의 남북관계 상황과 함께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언급하면서 "광복 이후 오로지 '하면 된다', '잘 살아 보세'라며 피와 땀과 눈물로 성공의 역사를 써오신 위대한 선배 세대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대표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저는 다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2030세대의 모습에서 저는 '우리 청년들이 결코 절망과 좌절에 얽매여 있는 무기력한 세대가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가 반드시 해야 할 의무라고 다짐하게 됐다"면서 "바로 우리의 청년들이 스스로 3포, 5포, 7포라고 자조하고 포기했던 것을 다시 되찾아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세대의 꿈과 희망을 키우고,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10년 내 5만달러까지 가려면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위한 개혁 외에 다른 길은 없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기초체력을 키우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개혁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우리 모두 개혁을 통해 '잘 사는 나라, 함께 사는 나라, 하나 되는 나라'라는 미래 좌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의 노력, 인내와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 번영의 기틀을 다졌다"면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의 개혁을 통한 위기 극복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개혁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 나라의 국민들은 지금 1등 국민의 복을 누리고 있다"면서 "개혁을 외면해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추락한 나라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보수든 진보든 모든 정책은 반드시 경제원리와 시장의 법칙에 따라 운용돼야 하는데 이들(개혁을 외면한) 국가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이들 국가의 정치인들은 당장은 달콤한 공약으로 권력을 잡는데 성공했으나, 그 결과는 3등 국가와 3등 국민으로의 전락이었다. 이들 국가의 정치인들은 오로지 선거 승리만 생각하며 현실을 외면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모든 조직의 근본은 사람이고, 사람이 바뀌면 모든 게 바뀐다"면서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전체의 인력과 조직을 재편성하는 매우 험난한 작업이며, 다른 모든 개혁의 기초가 된다. 그런 만큼 노동개혁의 성공 없이 다른 개혁의 성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노동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특히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노동비용을 낮춰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고, 경쟁국에 비해 기업활동과 창업 여건을 더 좋게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일자리 창출은 곧 성장을 의미하며, 일자리야말로 복지이고 희망"이라며 "일자리 창출은 가족과 집안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세대 화합과 통합을 이루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모든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일자리 창출 여부'가 될 것임을 주장했다.

그는 "일자리는 소득의 원천이고, 소득이 생겨야 연애와 결혼 출산이 가능해진다"면서 저출산 현실을 언급하면서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청년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교육·금융·재벌개혁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감 직선제의 개선이 필요한 만큼, 국회 내에 특위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교육감 선출제도의 틀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교육개혁과 관련해 김 대표는 특히 올바른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췄다. 그는 "긍정의 역사관이 중요한데, 역사관이 곧 미래관이기 때문"이라면서 "사실 왜곡이나 특정 사건과 인물에 대한 과대포장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그는 "우리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라고 억지를 부리는 주장은 이 땅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정 교과서' 도입을 강조했다.

이어 금융 개혁과 관련 "금융개혁은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인사와 경영간섭으로 대표되는 '관치금융 해소'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기관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민 등 금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고,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에서 금융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벌 개혁에 대해선 "4대 개혁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면서 "재벌들의 황제경영과 족벌세습경영, 후진적 지배구조에 따른 재벌일가의 다툼과 갈등은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거래를 통해 불법적으로 또는 편법적으로 부를 쌓는 재벌들의 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위는 우리 새누리당부터 앞장서서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나라 경제의 발전을 위해 자제해야 한다"면서 재벌개혁이 반(反)기업정책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정치불신이 최고조로 달한 지금이 오히려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하며, 양당 대표가 공천권력을 내려놓는 것이 정치개혁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국민공천제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양당 대표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열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경제 활성화 3대 법안(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지원법) 통과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평소 비판해오던 국회선진화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20대 총선에서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지 모르지만, 현행 국회선진화법 체제가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 국회는 나라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 국민의 비난과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남북한 주민들 사이에 다양한 분야의 접촉과 교류가 중단없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저희 새누리당은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상황을 볼 때 통일은 소리 없이 정말 빠르게 우리에게 올 수 있다"면서 "통일재원 마련해나가는 방법을 공론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설 마지막에도 그는 개혁을 재차 강조하면서 "4대 개혁의 성공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넘어, 19대 국회의 성공이요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며 "대한민국이 지금 성공의 역사를 계속 이어가느냐, 그렇지 않고 퇴보하느냐의 기로에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고 국민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더 큰 대한민국,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표를 잃고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두려움 없이 개혁에 나서겠다"면서 "보수 정당인 저희 새누리당은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걷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개혁적 보수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더불어 함께 사는 '포용적 보수'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먼저 챙기는 '서민적 보수' ▲부정부패를 멀리하는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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