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가급적 이른 시일내 성사 노력"… 생사확인 명단 교환도 검토 중

北 김양건 "약속 어기는 일 없겠다"면서도 '참수 작전'엔 "뒤통수 쳤다"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정부는 내달 7일 판문점에서 개최될 예정인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과 관련, "논의할 의제는 주로 상봉 행사에 중점을 둘 것이고, 정례화 등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상봉 날짜는 지금 협의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북쪽과의 협의를 통해서 결정되지만 아무래도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을 고려해서 추석 계기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적십자사가 추진 중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을 위한 명단 교환에 대해서는 "접촉이 있어 봐야 하겠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구체적인 사안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지난 6월 민간단체 대상 공모사업으로 산림·환경 분야 대북지원에 30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키로 한 것과 관련 "1차 심사에서 통과한 단체 7곳에 그 결과를 지난 28일 통보했다"며 "대북 협의 등 후속조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추진 단체가 확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대변인은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방북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을 만나 ▲ 8·25 합의이행 공동 노력 ▲ 남측 '참수 발언' 유감 ▲ 대북전단 살포 중단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박 사장으로부터 그 말을 전해들었다"고 확인했다.

이와 관련, 김양건 부장은 "우리는 약속한 것은 다 (이행)하고 약속 어기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남쪽에서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가 좋은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주고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양건 부장은 국방부의 한 장성이 최근 세미나 발표자료를 통해 '참수작전'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군부(국방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이 나오니 기절초풍할 것 같았다"면서 "(협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뒤통수를 치면 내가 무슨 힘을 갖고 다른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양건 부장은 대북전단과 관련해서도 "삐라하고 확성기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확성기 방송을 안 하기로 합의했으면 융통성 있게 삐라도 보내지 말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대변인은 "북쪽이 여러 차례에 걸쳐서 공개적으로 8·25 합의를 지키겠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합의사항이 잘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전단에 관해선 정 대변인은 "기본 입장이 변한 것이 없다"며 "대북전단은 법적 근거 없이 강제로 규제할 수 없지만 주민의 생존권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다면 제한적으로 한정해서 막는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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