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 박영선 북콘서트서 비화 밝혀… 패배 책임론 관련 미묘

문재인 대표 "옛날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다"… 불편한 심기 표출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지난 2012년 대선과 관련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당시 민주통합당에 입당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이 2013년 10월 펴낸 대선 비망록에서 “(안 의원이) 후보직을 양보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말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안 의원이 직접 입을 열어 반박한 것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제가 한 마디 더하면 큰일 난다"고까지 말해 민주당 입당 카드 외에 더 중요한 일도 있었다는 뜻도 내비쳤다.

안 의원은 지난 29일 대전에서 열린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북콘서트에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당시 (민주통합당 측에) 입당의사를 전달했다"면서도 "제가 한마디 더하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이는 안 의원이 당시 문재인 후보 측에 (문 후보의 후보 양보시)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거절당했고, 밝히지 않은 또다른 일이 더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실제 안 의원의 발언 이후 안 의원 측과 문 대표 측 간에 진실 공방 양상이 펼쳐졌다.안 의원 측 관계자는 30일 한 언론에 "단일 후보가 되면 적당한 시기에 입당한다는 방침은 캠프내 소수 지휘부 간 꽤 오래 전부터 정리했던 일"이라며 "문 후보 측 극히 일부도 이런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 대표 측의 홍영표 의원은 "당시 민주당의 모든 사람이 입당을 희망했음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입당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자칫 대선 패배의 책임론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문 대표로선 후보직을 양보하지 않아 안 의원의 입당을 성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대선에서 패배했고, 안 의원은 민주당과 거리두기 탓에 양측 지지층 결집에 실패했다는 비판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안 의원은 나중에 언론을 통해 "대선에서 일어났던 일들 중 일부가 계속 언급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문 대표는 "옛날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다"며 안 의원의 언급에 다소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면서 논란 확산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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