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센터 연설…"한국, 역내 평화·협력 위한 '촉매자' 역할할 것"

"日 정부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면 한국 국민 민족감정 다 해결"

동포 간담회서 "노동개혁, 표 잃을 각오하고 추진할 가치 있어"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8일(한국시간)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솔직하게 그들의 현실적 요구를 제시하게 할 외교·안보적 대안을 한미 양국이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오찬 연설을 통해 "미국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고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이룩했듯, 이제는 지구촌의 큰 골칫덩이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간의 전략적 인내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통일 한국은 한반도는 물론 주변 국가에 평화배당금(Peace Dividend)을 안겨주면서 동북아 성장 동력이 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동북아의 급변하는 정세 흐름을 볼 때 한반도의 통일은 생각보다 이른 시일 내에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한·미 군사 동맹과 관련해 "김정은이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대외적으로 무력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리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어떠한 무력도발에도 강력한 응징이 가해질 수 있음을 김정은과 북한에 충분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해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이 상호 대립과 대결보다는 협력과 공조를 추구하는 것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면서 "이는 한국뿐 아니라 이 지역 관계국 모두의 국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역내 평화와 협력을 위한 '촉매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서 "우리는 동북아에서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강력한 한·미 동맹이 든든한 뒷받침이자 기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참석자들과의 문답에서 "북한을 먹고 살게 할 수 있는 건 중국의 경제력"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경제 교류 범위가 더 넓어져 중국이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보는 생각이 굳어지게 만들고, 그 힘을 통해 북한을 컨트롤하게 되면 통일이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 "한국 국민의 민족 감정을 잠재우려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면 다 해결된다"면서 "종전 70주년에 일본 총리의 기념사가 종전 50년 때 무라야마 전 총리가 했던 기념사, 종전 60년 때 고이즈미 전 총리가 했던 기념사에서 후퇴한다면 한일 관계는 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계속 한국민의 민족 감정을 거슬리게 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총리의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리 정부의 대미, 대중 관계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전면적인 관계이고, 한중 관계는 분야별 일부의 관계이다. 한미동맹은 글로벌 문제 해결에 같이 힘을 합해서 역할을 하는 동맹"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은 가입 의사가 적극적으로 있다"면서 "가입해서 미국과 가입국 간 경제 교류 장벽을 없앨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열린 워싱턴 동포언론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노동 개혁과 관련해 "표를 잃을 각오로 추진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영우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은 100 대 30의 비율로 차이를 보인다"면서 "사회 통합이 절실하고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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